박병성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06-19 17:20:32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LG 트윈스의 베테랑 외야수 박해민(35)이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7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7회말 볼넷 후 2루 도루에 성공하며 12시즌 연속 20도루를 달성한 것이다.
이로써 박해민은 정근우(은퇴)가 보유했던 11시즌 연속 20도루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그의 야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12시즌 연속 20도루를 꼭 달성하고 싶었는데, 정말 영광이다. 김일권 선배의 5회 연속 도루왕, 전준호 선배가 보유한 통산 최다 도루 기록에도 도전할 것이다," 라고 박해민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밝혔다.
현재 통산 432도루로 현역 선수 중 1위, 역대 5위를 기록 중인 박해민은 KBO리그에서 500도루 이상을 기록한 전준호(549개), 이종범(510개), 이대형(505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전준호 전 선수의 최다 도루 기록 경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최근에 전준호 선배를 야구장에서 만났는데 '내 기록을 깨달라'고 말씀하셨다. 대기록을 보유한 선배의 응원을 받으니, 더 의욕이 생겼다," 라고 박해민은 전했다.
도루왕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연속 도루 1위를 차지했던 박해민은 한 번만 더 도루왕에 오르면 김일권의 5회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현재 그는 정준재(SSG 랜더스)와 함께 21개로 도루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잘 뛰는 후배들이 정말 많다. 특히 정준재는 성공률 100%를 유지하는 등 뛰어난 도루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후배들의 능력은 인정하면서, 내 갈 길을 가면 도루왕에 오를 기회가 오지 않겠나," 라고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도루 기회를 늘리기 위해 출루율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시즌 초 0.182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0.244로 회복했고, 출루율은 0.370으로 리그 13위에 올라 있다.
"홍창기처럼 선구안을 타고난 타자가 있다. 나는 노력으로 선구안을 키우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거나 살짝 벗어나는 공을 반복해서 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홈플레이트가 좁더라. '볼'이 되는 공을 골라내는 빈도가 늘었고, 출루율도 올랐다," 라고 박해민은 설명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박해민의 도루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많은 준족들이 30대 중후반에 도루 시도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그는 여전히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30대 후반까지 부지런하게 뛰어야 통산 최다 도루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경기, 훈련 시간 외에는 잘 쉬고 있다. 선수 생활 오래 하고, 도루도 꾸준히 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 라고 박해민은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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