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삼성생명법' 대비한 지배구조 개편인가 : 알파경제TV [심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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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alphabiz.co.kr | 2025-05-26 17:12:07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을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이재용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회사 측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 간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가 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신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입니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동안 이해상충 우려가 있었고, 각 사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번 분할로 고객사와 투자자의 우려를 불식해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는 한편, 경쟁이 심화하는 글로벌 수주 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인적분할에 대한 승인을 받고, 10월 1일 분할될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과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은 10월 29일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이 최대 주주로 약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분할 이후에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할 예정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내 지배구조 재편의 포석이라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삼성물산 or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6%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삼성생명법’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유 한도를 총 자산의 3%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8.6%를 시가로 평가해 계산하면 대략 삼성전자 주식 약 18조원어치를 처분해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 인적분할 후 에피스홀딩스 지분을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발의됨에 따라 대선 이후 삼성전자 지분매각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향후 법개정 진행 추이를 살펴봐야 하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 전반의 이슈와 맞물려 진행될 것이기에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지분스왑의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되는 바이오(혹은 홀딩스) 지분가치가 총 자산의 3%를 초과해 보험업법 위반사유가 발생하기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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