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장중 5% 폭락, 김용범 'AI 국민배당금' 발언이 방아쇠"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5-12 17:22:43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구상이 12일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12% 폭락하며 7421.71까지 밀렸고, 블룸버그통신은 이 급락의 방아쇠로 김 실장의 발언을 지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실장이 SNS에 올린 글이 이날 한국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촉발했다"며 "투자자들이 해당 제안이 실제 어떤 정책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1.17포인트(1.68%) 오른 7953.41에 출발해 장 초반 7999.67까지 치솟으며 8000선 돌파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오전 10시께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 5.12% 내린 7421.71까지 내려갔다. 김 실장이 국민배당금 제안을 SNS에 올린 직후였다.

김 실장은 지난 11일 SNS를 통해"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당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며 가칭 '국민배당금제' 도입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AI 인프라 기업의 초과이익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를 전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식이다.

시장은 이 발언을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횡재세 도입 신호로 받아들이며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AI 슈퍼사이클로 막대한 수혜를 입는 가운데, 그 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이 시점을 전후해 강세에서 약세로 급격히 전환됐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5조6091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2조7597억원)와 삼성전자(1조1148억원)가 순매도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기관도 1조213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6조6821억원을 순매수하며 맞섰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장이 커지자 김 실장은 기업 이익에 새로운 횡재세를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AI 붐으로 불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해명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해명 이후 "코스피는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급락 후 반등했다"고 전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간사 박수영 의원(국민의힘)은 "청와대가 사회주의로 가려고 하고 있다"며 국민배당금제를 "기업이익 배급제"라고 규정하고 비판했다.

코스피는 결국 전장보다 2.3% 내린 7643.15에 장을 마쳤다. 6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삼성전자는 2.28% 하락한 27만9000원, SK하이닉스는 2.39% 내린 183만5000원에 각각 마감됐다. 코스닥도 28.05포인트(2.32%) 내린 1179.29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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