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선 ‘슈퍼사이클’ 오나…신조선 지수, 15년만 최고치 근접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 조선업 호황... 컨테이너 가격 2배 상승
조선 3사, 과거 저가 수주 인도 마무리…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4-09-18 17:03:54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우리나라 조선업이 15년만의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新)조선가 지수'가 지난 2008년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91.6에 근접했다. 연내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6일 신조선가 지수 189.7…최고치 육박 수준

18일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조선가 지수는 189.7을 기록했다. 이는 1988년 1월 전 세계 선박 가격을 100으로 지수화한 이래 최고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신조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물동량 증가가 지목된다.

해운사들의 선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사들의 수주 잔량은 현재 3년에서 3년 6개월치에 달한다. 이는 업계에서 말하는 '수주 마지노선'인 2년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컨테이너선 가격의 급등이다. 후티 반군의 홍해 점거로 인한 해운 불안정성이 가중되면서, 1만5000~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2020년 말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

◇ 조선 3사, 과거 저가 수주 인도 마무리…공급자 우위 시장 형성

이런 시장 상황은 한국 조선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2년여 만에 조(兆) 단위의 컨테이너선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과거 저가 수주한 선박의 인도를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는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표준 계약 방식이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인해 계약조건도 조선사에 우호적”이라면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호황이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도 존재하는 만큼, 업계는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에너지는 한국 조선사들과 20여척의 선박을 협의 중"이라면서 "연말까지 컨테이너 시리즈와 함께 카타르 LNG선도 기대할 수 있어 현재 275억달러 수주는 작년의 350억달러를 넘길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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