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린
selinyo@alphabiz.co.kr | 2024-02-29 16:58:49
[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수년 전부터 주주환원률 50%, 자사주 매입 및 소각률 100% 달성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온 메리츠금융지주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소위 ‘밸류업 모범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022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최소 3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 중이다.
지난해 주주환원률은 목표치를 넘어 51%를 달성했다.
메리츠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다.
메리츠금융은 자사주 취득신탁 계약을 통해 매입한 자사주는 신탁 종료 후 소각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소각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입한 5602억 원의 자사주는 전량 소각했다.
많은 기업이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자사주 소각에 주저하는 반면, 메리츠금융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금융의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조정호 회장의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같다’는 철학이 토대가 됐다.
조 회장은 이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최대 주주가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2022년 11월 메리츠금융은 계열사인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흡수 통합했다.
지주사가 자회사인 화재와 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당시 상장 자회사를 지주로 통합하는 과정에 대주주 지분율이 줄어드는데다 다음 세대로의 상속세까지 고려하면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실제 조 회장의 지주 지분은 이번 통합으로 79%에서 47%로 줄었다.
핵심 계열사 물적분할 등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한 대기업 사례와 달리 메리츠금융은 모범적인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메리츠금융의 도약은 기업구조 개편 1년 만에 '2조 클럽’을 달성하며 증명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333억 원을 기록했고, 연결 기준 총자산은 102조2627억 원으로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견실한 실적과 함께 주가도 올해에만 44.6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는 8만2900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하면 130% 가까이 올랐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직후 실망 매물이 쏟아진 26~27일에도 메리츠금융은 3.51% 오르며 지주사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했다.
김용범 최고경영자(CEO)는 “본래의 사업을 똘똘하게 해서 돈을 잘 벌고, 자본배치를 효율적으로 하고, 주주환원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하며, 모든 주주의 가치를 동등하게 대하는 4가지 측면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메리츠의 추진 방향과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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