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기준금리 인하 전 공매도 완전재개, 검토조차 어려워"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4-03 16:53:25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에는 공매도 완전 재개는 검토조차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이 원장은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간담회' 후 열린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상존하는 한 신중한 방식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금융시장 불안 완화 없이, 공매도 재개는 검토조차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공매도 완전 재개를 두고 이 원장은 한 주 만에 속도를 조절하며 한 발짝 물러난 입장을 펼쳤다. 지난달 29일만 해도 이 원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내 (공매도) 규제가 해제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원장은 금융시장 안정 없이는 공매도를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원장은 "당국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등 금융불안의 근본적 요인이 제거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매도 완전 재개에 대해 검토조차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재개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꺼냈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것만으로 공매도를 재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공매도를 둘러싼 일반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 해결, 불법 공매도 처벌 등 선행 조치가 충분히 이뤄진 후 공매도를 재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기관과 일반 투자자 간) 공매도 시장에 대한 접근성, 담보 비율 등 참여 조건 관련 불공평, 불평등 문제가 있다"며 "기관과 개인 투자자 간 공매도 제도 형평성을 맞춘 후 3~6개월 시범 시행을 거쳐 일반 투자자,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해 공매도 완전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월권 논란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앞서 금융위원회 위원 9명 중 1명에 불과한 이 원장이 공매도 완전재개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월권 비판이 있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전면 재개 등 국정 운영과 관련 주요 사안에 대해 금감원이 적절한 입장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의견을 내지 않는 것 자체가 직무 유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관련 질문에 "제가 (금감원장) 자리를 맡고 1년 가까이 됐고 앞으로 1년간 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국면인데, 운전사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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