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2-21 09:24:31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를 확정 지었지만, ‘협상력 부재로 불리한 인수’라는 비판적 내부 성토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2080 치약 리콜 사태' 등 심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단 5% 수준의 가격 조정에 그치면서, 전략적 협상에서 완패했다는 지적이다.
◇ '치약 리콜' 대형 악재에도…생색내기용 5% 감액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전날 애경산업 지분 63%를 최종 4475억원에 인수하기로 공시했다. 당초 계약 금액인 4700억 원에서 약 225억원(5%)이 깎인 금액이다.
하지만, 태광 내부 분위기는 냉랭하다. 인수 협상 중 터져 나온 '2080 치약'의 금지 성분 검출 및 자발적 리콜 사태는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 사건이기 때문이다.
태광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단순한 일회성 비용을 넘어 브랜드 가치 하락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집단소송 등 잠재적 부채를 고려하면 5% 할인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이 가격에 도장 찍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급한 건 애경인데, 높은 가격에 졸속으로 인수에 나선 것 아닌지 싶다”고 말했다.
전대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공시 전 중국산 2080 치약 리콜이라는 악재가 터졌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것을 알면서 인수에 나섰다면 주주들에게 배임으로 고소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자금난 겪는 애경에 휘둘린 협상?
더 큰 비판은 태광그룹의 '협상 전략 부재'에 쏠리고 있다. 현재 매각 주체인 애경그룹은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이 300%를 상회하고, 최근 항공 계열사 이슈 등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태광이 충분히 '갑'의 위치에서 협상을 주도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조급하게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은 자금 확보가 절실한 처지라 태광이 훨씬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강력한 확약 조건을 걸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애경의 재무 구조 개선에 들러리만 서준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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