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5-01-21 16:51:46
[알파경제=영상제작국] 철강업계 불황 속 생존 위기에 직면한 현대제철에서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는데요.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급감했음에도 현대자동차 수준의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며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합니다.
◇ 노조, 영업익 60% 급감했는데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전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과 함께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의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복리후생 부문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했는데요. 근로자가 차량 구매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정년 퇴직자에게는 3년마다 20%의 차량 할인 혜택을 제공하라는 것입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안을 제시하며, 2024년과 2025년도 성과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입장입니다. 특히 2024년도 성과급을 '0원'으로 제시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는데요.
노조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장외 시위를 벌였고, 21일 오전 7시부터는 당진 냉연공장 가동을 24시간 중단하는 파업에 돌입합니다.
파업 수위는 점차 높아질 전망인데요. 22일에는 노조 간부 전원이 24시간 파업을 이어가고, 다음 달 11일에는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최대 성과급 요구는 상식을 벗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 지난해 영업익 3000억 전망…62.8% 급감
현대제철의 실적 하락세는 눈에 띄게 가파릅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조3176억원, 영업이익은 296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전망인데요.
이는 2023년 매출액 25조9148억원, 영업이익 7983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62.8% 급감한 수준입니다.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은 제품별 수익성 악화입니다. 탄소강 부문의 톤당 영업이익은 2023년 40만6000원에서 2024년 13만7000원으로 급락했는데요. 철근과 형강을 생산하는 전기로 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습니다.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형강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2공장의 가동률은 10%대까지 하락했습니다. 회사는 수요 둔화에 대응해 2024년부터 전기로 가동률 조절에 나섰으며, 이는 2025년에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 현대제철 위기, 구조적 문제
현대제철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철근 감산을 위해 인천 2철근 공장과 포항 철근 공장 가동을 일부 기간 전면 중단했는데요. 지난해 11월에는 포항 2공장 폐쇄까지 검토했으나, 노조와의 협의 끝에 축소 운영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지난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미국 제철소 건설 검토를 언급하며 새로운 활로 모색을 시사했습니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위기가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탄소중립 규제 강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특히 현재의 업황 악화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공급 차질로 인한 고객사 이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생산 차질로 인한 실적 하락이 결과적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재원마저 축소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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