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은행, 금리인상 효과 차주에 전가하는 구조가 문제"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3-09 16:50:52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금리 상황에 금리 효과가 고스란히 차주에게 전가되는 구조로 은행들이 영업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9일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은 생각을 밝혔다.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등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권고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방향성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조치가) 통화정책 발현을 저해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통화량 추이나 잔액 기준 이자율 변동 추이 등을 보면 계속 상승 국면에 있어 통화정책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기준금리가 최근 급격하게 오르고, 금융 소비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오늘 KB가 발표한 것처럼 개별 은행은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는 룸이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 등 개인 대상 여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신용대출은 신규 및 기한연장 시 최대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 전세대출 금리는 0.3%포인트, 주택담보대출은 0.3%포인트 금리를 내려 적용키로 했다. 

이 원장은 국민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서 "고금리 시대 국민경제의 어려움을 함께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진다"며 "국민은행이 발표한 방향처럼 은행권이 비슷한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 노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상생하는 흐름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금감원도 예금과 대출 등에 경쟁환경이 조성돼 은행 서비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며 "은행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구조 다각화와 해외진출 확대 등 국내 은행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르면 4월께부터 금융지주 이사회와의 정례 면담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원장은 "이사회와의 면담은 특정한 경영 이슈 및 인사에 대한 의견 전달보다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효율적, 선진적, 경쟁적인 방식으로 운영해달라는 당부를 드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보기술(IT)이나 가상자산 등 개별 리스크가 있을 때 이사회에 관리를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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