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5-09-18 16:47:45
[알파경제=영상제작국] LG그룹이 '인화단결'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과거와 달리, 구광모 회장 체제 하에서 경영 철학과 인력 운용 방식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요 계열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집중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전략적 방향 설정 실패와 산업 변화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구성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만 50세 이상 직원 및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합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생활가전, TV, 전장, 냉난방공조 등 모든 사업본부가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LG전자가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023년 이후 2년 만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이 국내 전자업계의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킨 데 따른 분석입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는 "경기가 회복되는 국면을 대비하는 측면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LG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최근의 조치들이 펀더멘털이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생산직을 대상으로 단기 사외 파견제와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는 유급휴직 프로그램 '재충전 휴식'을 운영 중입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만 5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2022년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에 이은 두 번째 사례로, 조직 슬림화를 통한 경영 효율화 집중의 결과라는 입장입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조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5월 수처리 필터 사업을 정리했으며, 42세 이상 비직책자 50%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검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8월에는 생명과학사업본부 내 에스테틱 사업 매각을 단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조직 효율화 및 사업 재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쟁사들이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할 때 비용 구조 체질 개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었고, 그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더 큰 우려는 LG그룹의 잇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해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박사는 알파경제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경우 원가 절감이나 수익성 개선 등 단기 성과가 있지만, 연구개발(R&D)이나 LG브랜드 가치 등 성장성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고 경영진의 보수 및 인센티브 유지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구성원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내부 반발을 일으켜 LG의 지속 가능성 저하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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