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수입 화장품 중 한국 점유율 급증, 아모레퍼시픽 관심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7-16 07:00:2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이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5월 미국이 수입하는 화장품(HS code 3304) 중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화장품의 비중은 31.6%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9.1%p, 전년 동월 대비 +8.6%p 증가한 수치로, 2025년 1~4월 평균 점유율이 21.2%임을 고려할 때 매우 높은 수치이다. 

 

5월 한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및 향후 부과되는 관세 대비를 위해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 물량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달리 많은 국가들이 미국향 화장품 수출을 줄이면서 한국의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파악했다.

 

2025년 5월 미국이 수입한 화장품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6.7%, 전월대비 3.1% 감소한 반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은 전년동기대비 28.3%, 전월대비 36.0% 증가했다.

 

(출처=한국투자증권)

◇ '아마존 프라임데이' 효과, 가격 경쟁 심화는 우려 요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9월에도 미국이 수입하는 화장품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었다. 

 

당시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연말 쇼핑 시즌 대비를 위해서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을 늘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의 수출 물량 증가 때문은 아니지만, 작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온라인 화장품 산업을 중심으로 경쟁 심화가 발생했고, 이는 일부 기업의 실적 부진 요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와 작년의 환경은 다르기 때문에 상황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5월에 많은 국가가 미국향 화장품 수출을 줄인 반면, 한국만 늘린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이 알고리즘을 통해 브랜드에게 불리한 구조를 설계하여 단가 하락을 압박하고 유도하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아마존 BSR(Best Sellers Ranking)은 같은 사이트(마켓 플레이스)에서는 지역과 무관하게 동일한 순위로 표시되며, BSR은 판매 매출액이 아닌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실시간 판매 속도를 기반으로 1 ~ 3시간마다 재집계되며 BSR 순위는 매출액과 연동되지만, 단가 인하가 나타나는 상황 등에서는 BSR 순위가 높아짐에도 월/분기 매출액은 감소할 수 있다.

 

박종현 연구원은 "아마존 광고비는 PPC(클릭당 지불)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고정가격이 아닌 입찰 방식의 경쟁 가격으로 경쟁이 과열한 카테고리의 광고비가 높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에이피알 등 K뷰티 업체들의 미국 아마존 랭킹이 높게 집계되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마존의 가격 설계나 경쟁 유도는 국내 K뷰티 브랜드사에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미국 오프라인 진출 및 유럽/중동 진출을 필수 불가결로 권역별로 개별 유통사의 점유율이 높지 않은 경쟁 시장에서 브랜드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중동은 미국 대비 오프라인 비중이 높고, 유통사 집중도가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 화장품주 양극화, 아모레퍼시픽 관심

지난 주 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화장품 섹터의 주가 흐름은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 한국콜마의 주가 흐름은 매우 양호했던 반면, 나머지 커버 기업의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2025년 5월 미국이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31.6%를 찍으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명주 연구원은 "점유율 상승 자체만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국가들이 화장품 수출 물량을 줄인 반면, 한국만 늘렸다는 점은 경계해야할 부분"이라며 "현재 화장품 섹터에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수급 또한 비어 있는 종목은 아모레퍼시픽"이라고 꼽았다.

 

지난 주 이루어진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향 화장품 수출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해도 아모레퍼시픽의 현재 주가는 매력적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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