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파트너스 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위한 캠페인을 개시했다.
이에 일부 금융지주가 주주 환원 의지를 밝히면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지주의 낮은 주주환원율은 주요국 은행주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던 만큼 증권가에도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 행동주의 펀드 주주환원 확대 요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최근 국내 상장 은행지주 전체를 대상으로 자본배치 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위한 캠페인을 개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상장 은행지주들에게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해 오는 2월 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서한 발송 대상 은행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총 7군데다.
국내 상장 은행들은 그동안 해외의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는데, 해외 주요 은행에 버금가는 자산건전성,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갖췄기 때문에 주주환원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 순이익 50%까지 주주환원 가능
실제로 국내 은행주들은 현재 평균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평균 PBR 1.3배 수준인 주요 해외 은행들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져봐도 주요 해외 은행들이 9.5배로 거래되는 것에 반해, 한국의 은행들은 3.1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해외 은행이 2021년 평균적으로 당기순이익의 64%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동안 국내 은행의 총 주주환원율은 24%에 그쳤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들이 앞으로 대출 성장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한다면 자본비율을 지금보다 유지 혹은 개선하면서도 매년 최소 당기순이익 50% 수준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코로나 국면 이후 주요 은행지주는 배당성향 상향 및 자사주매입소각 확대 조치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해외 은행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와 회사가 주주환원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의사결정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자본여력이 충분한 은행지주에 기대감
한편, 신한지주는 2023년 경영포럼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환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열린 '2023년 신한경영포럼'에서 그룹의 재무지향점과 전략에 대해 임원과 부서장들에게 설명하면서, 신한은 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 초과분에 대해서 정기적인 주주배당과 같은 자본정책을 사용하고, 그 후에 일정 기준에 따라 자사주 소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총 주주환원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기와 규모 등 구체적인 제반 사항은 미정이지만 회사가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이 단기간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며 향후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지속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의 전향적인 자본 정책 발표로 이 같은 기조가 나머지 금융지주에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가 한국 은행지주에게 주주환원책 확대를 요구하는 등 충분한 자본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선진적인 자본정책을 제시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자본 여력이 충분한 은행지주를 중심으로 주주환원책이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