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6-13 16:33:56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통령 자서전을 읽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첨단전략산업 육성 필요성을 언급하던 중 "대통령 되시고 나서 대통령님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아, 그러셨어요?"라며 반응하자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회장이 언급한 자서전은 이 대통령이 2022년 2월 출간한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로 추정된다.
이 책에는 소년공 시절부터 사법시험 합격,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의 인생 여정이 담겨 있다.
이 회장은 "제가 가장 얻은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꿈을 줘야겠다는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모든 사회활동과 공헌 활동을 청소년 교육, 낙후된 청소년들이 사회 적응을 빨리할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춰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한 이번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불안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합 위기 상황이고, 혹자는 IMF 위기에 버금가는 국난의 시기라고도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당장의 경제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20년, 30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AI, 반도체, 바이오 분야 투자 확대 계획을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은 "취임 초기 바쁜 와중에도 경제계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며 "기업인에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내수 부진과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미중 패권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 등을 현재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특히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불확실성에 대해 "한다 만다 이렇게 하다 보니까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며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에 처해져 있다"고 했다.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관련해 최 회장은 "1700개의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의 통화에서 APEC 회의 참석을 요청하신 만큼 APEC CEO 서밋의 성공을 위해 주요한 '빅 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외교안보 활동을 통해 기업의 경제 영토를 확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정리해 규제 합리화에 주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
경제단체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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