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중 무역 전쟁은 한국에 기회, 가격 조정 활용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4-17 07:00:47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성장경쟁의 성격이 짙어 상호간 벼랑 끝을 향해가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해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최대 소비국이고 중국은 최대 생산국"이라며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보면 상호 간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 변화의 신호는 위안화 절상과 중국 성장률 전환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변화를 일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수는 위안화"라며 "상호간 합의가 있을 경우 즉각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성장률 정책도 중요 요소다.

사회주의 경제에서는 기본적으로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는 특징이 있다.

 

일종의 체제 우위를 유지하는 버팀목이지만 정상적인 경제에서 침체 없이 성장을 지속한다는 것은 과잉생산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성장률을 낮춰 제시한다는 것은 중국의 설비 구조 조정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다.

 

양해정 연구원은 "수출 중심 경제에서 관련 상품 수출을 축소하거나 중단한다는 것은 과잉생산을 줄인다는 의미"라며 "내수 부양과 첨단산업 투자를 늘려 성장률(4~5% 수준)을 최대한 방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 전쟁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한다면 한국 시장
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 일본이 플라자 합의 이후 한국에게 있었던 성장인데 당시에 한국은 3저 호황을 경험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 전환했다. 엔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니 미국향 수출 비중을 줄였다. 

 

또한 일본은 수출 비중을 낮추면서 수출 관련 설비를 구조 조정했는데 이것이 기본적으로 일본의 저성장을 만든 이유다. 

 

일본이 수출 설비를 구조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상대적인 수혜를 보았다. 

 

양해정 연구원은 "어차피 수출 중심의 경제 구도였던 만큼 일본이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은 한국이 일정 부분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엔저 효과(엔화 가치 상승)의 수혜"라고 분석했다.

당시처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의 과잉생산과 위안화 절하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
은 한국에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것만 방향이 조금 전환되어도 한국 기업들에게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도 공급망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양 연구원은 "이번에도 관세 협상 과정에서 비슷한 협의를 도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무역수지 적자 문제는 당시에도 쉽게 해결하지 못했던 만큼 미국 내 투자 확대, 인위적인 통화 절하 자제 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증시 가격 조정 활용 방법

코스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번 조정 국면에서 팬데믹을 제외한 최저치를 경신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이익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올해 장부가 증가분을 8% 내외로 추정된다.


이 경우 PBR 하단에 부합하는 지수 수준이 2400p대 중반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장부가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상승으로 현재 주가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아 연말 이후까지 주식을 보유할 투자자라면 기대 손실이 크지 않을 가격대로 분석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조정을 포트폴리오 전략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실적 상향 조정 업종 및 종목군을 저가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핵심은 이익 상향 상위 중 고점대비 하락을 겪고 있는 업종으로 이익 변화율이 긍정적인데 반해 가격 조정을 겪은 업종은 상사/자본재, 증권, 기계,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를 꼽았다.

 

아울러, 조정 요인과 무관해보이는 포트폴리오 비중 확대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PS와 수출 간 마이너스 상관관계를 보이는 업종은 미디어, 유틸리티, 호텔/레저, 유통 등 내수다. 

 

(출처=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주주환원 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며 "배당의 하방 경직적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대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전체 상위 30% 이상이고 과거 3년 밴드의 중간 이상인 업종은 호텔/레저, 자동차, 소매(유통)으로 꼽혔다. 

 

배당수익률 자체가 높고 가격 조정도 상당 부분 이뤄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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