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농협, 800억 적자에 고강도 구조조정 : 알파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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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alphabiz.co.kr | 2025-05-21 16:25:16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농협중앙회가 예산 20%를 삭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농협 측은 1분기 경제성장률 저조와 경북 산불 피해 지원 부담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적자 행진을 이어간 하나로마트의 부실이 이번 구조조정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제3차 범농협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열고 비상경영 체계 가동을 선언했습니다. 농협은 이번 비상 경영을 통해 계열사 예산의 20%를 절감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 경영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입니다. 농협 측은 경제 성장률 둔화와 산불 피해 복구 지원으로 인한 부담 증가를 위기의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농협 관계자는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무이자 자금 지원과 피해 복구성금 기부 등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자산 규모가 150조원에 육박하는 농협이 수십억원대 산불 피해 지원금 때문에 경영난을 겪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농협의 구조조정은 유통 사업 부실이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역시 "올 1분기 농협 계열사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은행을 산하에 둔 농협금융지주와 유통 사업을 담당하는 농협경제지주를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농협금융지주는 연간 2조원대의 흑자를 기록하는 반면, 농협경제지주는 지난해 72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농협경제지주의 부진은 하나로마트의 적자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각각 352억원, 4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 두 회사는 '농협하나로마트'라는 동일 브랜드로 운영되지만 별도 조직으로 운영되는 탓에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하나로마트는 농협경제지주가 구매하는 상품을 수동적으로 판매하는 구조로, 상품 매입과 판매가 분리되어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도 지난 3월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하나로마트 폐점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통 부문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농협경제지주 계열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농협사료는 지난 19일부터 전 축종 사료 가격을 ㎏당 15원 인상했으며, 다음달 1일부터는 4대 공판장의 도축해체수수료도 1만원 인상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한우 농가들은 사료 가격 인상에 대해 "농가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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