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제작비 투입한 아이유·박보검 주연작, 불법 스트리밍으로 OTT 업계 비상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불법 유출 사태

이고은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03-17 16:28:25

(사진 = 넷플릭스)

 

[알파경제=이고은 기자] 넷플릭스의 대형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무단 유출되면서 OTT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아이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올해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다음으로 큰 기대를 걸고 약 6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8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불법 사이트에 유출되어 무료로 시청 가능한 상황이다. 구글 검색만으로도 제한 없이 불법 사이트에 접속해 작품을 볼 수 있어 넷플릭스 측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면 넷플릭스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어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석 감독은 "오픈세트 건설에 큰 비용이 들었고,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미술 부분에도 제작비가 많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총 16부작으로, 매주 4편의 에피소드가 4주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공개된 8편이 모두 불법 사이트에 유출된 상태다.

 

이는 '폭싹 속았수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인기를 끈 K-콘텐츠 '흑백요리사', '정년이' 등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에 유출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당국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사이트들은 자진 폐쇄 후 도메인 주소만 바꿔 재개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

 

해외사이트 투명성·책임성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누누티비로 인한 저작권 피해 추정액은 약 4조 9000억 원에 달하며, 국내 OTT 업체는 약 4000억 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누티비의 불법 광고 수익은 최소 333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콘텐츠 업계는 이에 대응해 웹툰 불법 공유사이트 '오케이툰' 운영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케이툰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는 최대 500억 원에 달하지만, 불법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낮은 수위의 처벌을 받는다면 상당한 수익 대비 감수할 수 있는 처벌이라는 판단으로 제2의 누누티비, 제3의 오케이툰이 끝없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OTT 업계와 콘텐츠 제작사들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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