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12-02 16:30:00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국내 수소 산업을 대표해 온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하 협의체)'이 주요 회원사의 연이은 탈퇴로 인해 존재감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출범 당시 글로벌 수소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현재는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17개 기업이 참여했던 협의체에서 현대차·SK와 함께 의장사 역할을 맡았던 포스코를 비롯해 LG화학, 한화, E1, GS, 이수화학 등 에너지, 소재, 정유, 화학 분야의 핵심 기업들이 대거 탈퇴하거나 참여를 중단했습니다.
이런 주요 기업들의 이탈은 협의체의 대표성에 심각한 균열을 가져왔습니다.
협의체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출범하여 재계 총수들의 참여와 함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 정부의 수소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인공지능(AI) 등 다른 분야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서 협의체 역시 활력을 잃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올해 기존 'H2 MEET' 전시회와 수소 국제 콘퍼런스가 통합되어 'WHE'로 리브랜딩됐으나,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한 대기업은 현대차, 코오롱, HD현대 등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SK, 롯데, 효성 등 일부 회원사는 명목상 자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시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며 고려아연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부스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전시회 참가 기업 수도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317개에서 올해 227개로 28% 감소하며,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수소 생태계의 활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회원사 간 결속력 약화도 뚜렷합니다. 격년으로 개최되던 총회 역시 올해 개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으며, 내년 운영 계획에 대한 회원사와 사무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내후년 조직 재편을 포함한 '재정비 모드'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퇴 기업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경영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 협의체 역할이나 활동이 미미해 탈퇴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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