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4-04-23 08:01:02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지난 몇 년간 OTT 플랫폼 등장은 글로벌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K-콘텐츠도 OTT 시대에 맞는 신개념 한류 콘텐츠를 개발, 제작하고, 마케팅 및 보급 등 확장성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K-콘텐츠 역시 글로벌 OTT 등장으로 인해 한류 스타의 배출이나 킬러 콘텐츠 탄생 등 부가 기회가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다시 말해 OTT, 숏폼 등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된 K-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효영 영앤콘텐츠 대표는 숏폼 등 새로운 콘텐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영상콘텐츠 시청량이 급증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 1~2분짜리 드라마 시리즈를 50회에서 많게는 100회 정도로 제작해 틱톡, 릴숏 등의 전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는 것도 새로운 방식의 신개념 한류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뷰 내용은 1편<이효영 영앤콘텐츠 대표 "中 한한령 등 위기상황에도 오히려 진화...삶의 한 부분 차지">에 이어 2편으로 이어집니다.
1. 영앤콘텐츠는 ▲전략수립부터 ▲상품화 기획 ▲제작배급까지 총괄기획 및 제작하고 있는데, 어떤 강점이 있는지요?
(주)영앤콘텐츠의 대표인 저는 KBS미디어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주로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일을 주로 담당해왔습니다.
작가와 피디 등 창작인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탄생한 창작품을 놓고 소위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고 실제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냄으로써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이었죠.
지금도 역시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초기단계에서부터 전략 및 전술 컨설팅을 합니다.
출연자에 따라 드라마 판권 판매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고, 심지어 연출자와 작가, 제작사의 능력과 방송채널 및 시청률 등에 따라 각기 작품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달라지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니즈에 맞추어 작품의 기획을 가이드 합니다.
이후 출연자 확정 및 채널이 정해지면서부터 프리세일에 들어갑니다. 이렇게 할 경우 크게 두가지의 강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제작사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국내외 시청자들이 원하고 찾는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영앤콘텐츠가 판매하면 적어도 메이저급 방송사들이 판매하는 것보다 더 좋은 가격 및 조건으로 팔 수 있는 반면에 판매 수수료는 그 절반 내지 심지어 그 4분의 1 수준으로 책정함으로써 제작사의 안정적인 제작비 회수를 돕고 수익 극대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2.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기획, 제작, 배급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역시 경제적인 부분입니다. 작품 기획의 처음과 끝을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해야하는데, 자칫 진행이 앞서다 보면 커다란 수렁에 빠지기 쉽상이죠.
헤어나오려고 할 땐 이미 늦어버린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럴때 저같은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의 무상 컨설팅을 받고 또 세일즈를 의뢰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특히 중국 시장에서 한한령으로 인해 콘텐츠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어땠는지요?
저는 방송사 콘텐츠 세일즈 책임자 시절에 중국에 한류를 확산하는 데 한 몫을 담당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제가 국제사업부 사원 시절 북경 공인체육관에서 클론의 공연을 성사시켰던 적이 있습니다.
이 성공으로 인해 HOT와 다른 가수들의 중국 투어가 시작되었고 K-팝이 인기를 얻게 된 계기를 마련한 셈이었습니다.
이후 ▲노란 손수건 ▲백만송이장미 등의 일일드라마를 CCTV에 판매해 전국방영으로 큰 인기를 얻었는가 하면 광전총국의 심의를 받아야 중국내 방영을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부모님 전상서 ▲소문난 칠공주 ▲성균관 스캔들 등의 심의 통과를 위한 로비도 병행하면서 세일즈를 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방영매체가 인터넷 영역으로 옮겨오면서 역시 사전 심의를 통한 한중 동시방영권 판매를 하게 됐는데, 이는 영앤콘텐츠 독립후 첫 배급작품으로 '왕은 사랑한다'라는 MBC 방영 작품을 중국 텐센트에 거액의 금액으로 판매함으로써 제작사에 커다란 수익을 안겨준 적이 있습니다.
아울러 이 제작사에 투자회사를 연결해 무려 수십억원의 파이낸싱도 도운 바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의 문이 완전히 닫혀 있어 드라마의 전국 방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리메이크 판권과 구작의 재심의를 통한 판매, 그리고 숏폼 작품들의 판매를 간간히 진행하면서 정치적 완화와 완전한 규제 철폐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4. 콘텐츠 소비자들이 OTT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과거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첫째, 한국드라마들이 대거 이 글로벌 OTT 플랫폼들을 통해서 크게 유통비용을 들이지 않고 쉽게 전세계에 소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따라서 드라마 등 방송콘텐츠의 배급 방식이 이러한 OTT를 통하면 단 한번에 전세계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통이 매우 쉬워졌지만 그 벽을 뚫기가 사실상 쉽지는 않습니다.
셋째, 오징어게임, 킹덤 등과 같이 시즌제 드라마들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됐습니다. 넷째, 콘텐츠 소비 방식도 본방사수가 사라지고 몰아보기 등 다양화 됐습니다.
다섯째,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킬러콘텐츠로 인한 OSMU 등 부가파생 사업을 펼칠 기회가 대폭 줄어 들었습니다.
즉 OTT 오리지널 작품들의 경우엔 잔혹과 자극성이 강한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한류 스타의 배출과 킬러콘텐츠의 탄생으로 인한 수많은 부가사업 창출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OTT 드라마들에 대한 제작비가 적게는 두배에서 많게는 열 배까지도 치솟아 올랐기 때문에 기존 전통 매체들이 투자해 만드는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해외에서도 OTT 가입자들만 보는 K-드라마와 달리 기존 TV 매체와 로컬 OTT를 통해 K-드라마를 볼 수 있도록 다소 제작비가 낮더라도 작품 생산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한류는 해당 국가에서 터트린 킬러 콘텐츠 때문에 형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터인데, 이런 작품들은 해당 국가의 시골 촌구석에 까지 K-콘텐츠의 인기는 물론 한국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를 높여줬던 게 사실입니다.
아울러 숏폼 콘텐츠에도 눈을 돌릴 때라고 생각합니다. 휴대폰 이용자들의 영상콘텐츠 시청량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1~2분짜리 드라마 시리즈를 50회에서 많게는 100회 정도로 제작해 틱톡, 릴숏 등의 전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하는 것도 새로운 방식의 신개념 한류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때 웹드라마 제작 열풍이 일어난 적이 있으나 딱히 수익모델이 없어 주춤한 바 있는데, 이를 중국과 미국 등의 전문 숏폼 플랫폼에 특화해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점에 착안해 영앤콘텐츠가 이미 숏폼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업무에 착수했습니다.
6. 콘텐츠 배급의 고도화를 위해 AI를 도입할 것 계획인데, 어떤가요?
끊임없이 변하는 콘텐츠 이용자들의 선호패턴을 실시간 파악하고 향후 다가올 트렌드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AI 플랫폼 개발이 필요합니다.
한류콘텐츠의 유통경로와 각종 매체별 선호 콘텐츠를 파악하고, 심지어 바이어별 심리까지도 캐치하는 프로그램을 해당 플랫폼에 탑재해 소위 신개념 K-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업을 펼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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