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중앙은행서 70조원 대출...진화 위한 '긴급수혈'

김동현

press@alphabiz.co.kr | 2023-03-16 16:19:45

크레디트스위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바르셀로나) 김동현 특파원] 주가가 급락한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스위스 중앙은행으로부터 최대 70조원의 대출을 받는다. 이로써 유동성 한계에 내몰린 CS가 일단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CS는 이날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SNB)으로부터 최대 540억달러(약 70조7400억원)를 빌리며 유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CS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당국의 지원을 받은 은행이 된다. 
앞서 SVB 붕괴 사태가 터지면서 주변 은행들로 불이 붙었다. 미국 시그니처 은행이 폐쇄하고 시장에 공포가 확산하던 가운데 CS 주가가 한 때 30% 가까이 폭락했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연쇄 급락세를 보이며 금융 시장 전체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전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작년 회계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무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립은행 아마르 알 쿠다이리 회장이 '유동성 추가 자금 지원 계획은 없다'고 내세운 것이 씨앗이 됐다. 
이에 스위스 중앙은행과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은 전날 성명을 내고 "필요한 경우 우리는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당국의 자금 수혈 결정으로 CS의 현재 재무 상황이 '완전 최악'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긴급 수혈이 단기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하면 파산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에 CS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S는 1856년 스위스 철도와 전기설비 등 건설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 설립됐으며 1900년 들어 소매금융에 진출, 1990년대 들어 퍼스트보스톤 인수를 시작으로 IB 부문의 활발한 M&A로 사세를 키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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