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6-03-04 16:17:51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라면 및 식용유 업체를 소집하며 가공식품 가격 인하를 위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업계 실무진과 면담을 갖고 원가 동향 파악 및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제분·제당 업계의 공급가 인하와 대형 제빵 프랜차이즈의 가격 조정 이후 나온 것이어서 업계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농식품부의 이번 소집은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악재 속에서 민생 물가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상미당홀딩스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부응해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이 서민 경제의 척도인 라면과 필수 식자재인 식용유 시장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라면 업계는 가격 인하 결정에 대해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라면 가격을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원자재 및 환율 상승 등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인 농심과 삼양식품 역시 밀가루 외의 부자재 가격 변동성과 국제 유가 등 대외 변수가 많아 즉각적인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삼양식품 측은 “밀가루 가격 조정만으로 전체 생산 원가가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제반 비용 상승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팔도 또한 소비자 부담 완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면서도 현재의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정부의 압박으로 한 차례 가격을 내렸던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느끼는 비용 부담과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과업계인 오리온과 롯데웰푸드 등도 아직 구체적인 인하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원가 구조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며, 환율과 원료 단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와 기업의 수익성 보존 노력이 충돌하는 가운데, 이번 연쇄 회동이 실제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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