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10-08 16:22:22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유럽연합(EU)이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철강 수입 쿼터를 대폭 축소하고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예고하면서 한국 철강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수입 철강 제품에 적용되는 글로벌 무관세 할당량(쿼터)을 기존 연간 3053만 톤에서 1830만 톤으로 47% 줄이고, 쿼터 외 수입 물량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내년 6월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시행 종료를 앞두고 발표된 것으로, 유럽경제지역(EEA) 국가를 제외한 모든 제3국에 적용된다.
한국은 지난해 EU에 약 380만 톤의 철강 제품을 수출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쿼터를 통해 무관세로 수출됐다.
따라서 이번 EU의 조치는 한국의 대 EU 철강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50% 관세 조치로 이미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EU마저 쿼터를 축소하고 관세 장벽을 높인다면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잇따른 보호무역 조치는 업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EU 철강 수출액은 44억 8000만 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앞서 미국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폐지하고 관세를 25%에서 50%까지 높인 이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만, 철강 업계는 EU가 국가별 수입 쿼터를 향후 개별 협상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며 희망을 걸고 있다.
정부는 EU와의 양자 협의를 통해 한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고, 쿼터 확보 및 글로벌 쿼터 활용을 통해 EU 시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EU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쿼터 배분을 고려하겠다고 명시한 만큼,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우리 측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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