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작년 순이익 17% 감소…’선방’ 한투증권은 1위 탈환

여세린

selinyo@alphabiz.co.kr | 2024-02-19 16:18:38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여세린 기자]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희비를 가른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1위를 탈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4259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7% 감소한 규모다.


영업환경이 좋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무려 59% 줄었다.


이렇게 증권사의 순이익이 급감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974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10개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1조5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6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급증했다.


부동산 관련 충당금 등으로 인한 실적 저하에도 11.9% 브로커리지 수익과 유상증자 주관 1위,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1위, 국내채권 인수 2위를 차지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21년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넘겨 증권업계 1위에 오른 후, 2022년 3위로 물러났다가 2년 만에 실적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BK) 거래대금 확대와 자산운용 부문 이익 호조로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이어갔다”며 “미국IB법인과 홍콩법인, 베트남법인 등 글로벌사업 부문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며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이 순이익 5900억 원을 달성해 2위를 기록했다.


74억 원의 근소한 순이익 차이로 두 증권사의 순위가 바뀌었다.


NH투자증권은 순이익 5739억 원으로 3위를 기록하고, 이어 삼성증권(5480억 원), 키움증권(4407억 원), KB증권(3880억 원), 미래에셋증권(2980억 원), 대신증권(1563억 원), 신한투자증권(1009억 원) 순이었다.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인 하나증권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67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10대 증권사 중 홀로 적자 전환했고, 영업손실 또한 334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기업금융(IB)자산 평가손실과 추가 충당금 등으로 약 387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4분기 중 257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신한투자증권도 2022년 대비 지난해 순이익이 76% 감소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대비 55% 감소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실적 악화에 직면한 것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응해 지난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또한 해외 부동산 손실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에 따른 부동산 PF 대손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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