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7-22 07:00:58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코스피가 3200선에서 저항심리가 발동되며 3160~3210대의 박스권 등락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순환매 과정에서 트리거가 되는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소외업종이 급등하고, 주가 상승 업종은 큰 폭으로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7~8월 불확실성에 숨고르기 전망
지난주 주목할 점은 업종과 테마간 순환매의 지속으로 꼽을 수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강세를 보였던 업종의 수익률은 지난주 부진했고, 약세를 보였던 업종은 지난주 강세를 보였다.
철강, 유틸리티, 은행 업종들은 지난주 부진했던 반면, 조선, 기계, 상사·자본재는 재차 주목을 받았다.
주요 테마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소외되었던 조선, 방산, 원자력, 전력 관련 업종들이 한주간 강세를 보였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수세 부재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 상승에 코스피 추가 상승 제한 중"이라며 "7월 들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파악했다.
5월 이후 강세장은 전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의 방향성과 레벨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5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은 긍정적이나, 증시 대기자금으로 일컬어지는 고객예탁금은 7월 1일 70조원을 기점으로 소폭 하락하였고, 코스피의 거래대금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김재승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 부족은 향후 코스피의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반면 개인투자자들에게 국내 증시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은 7월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대체재의 강세에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재진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코스피에 다소 부정적이다.
트럼프가 예고한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일부 국가와 협상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EU와 일본 등 주요국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특성 상, 트럼프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이란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는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완화, 달러화 약세 기조와 이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 확대, 한국 내수 및 대미 수출 회복까지 이어지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7~8월에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코스피 영업이익이 7월 들어 하향 조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수는 크게 변함이 없어도, 지수 안에서 업종과 종목별 차별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의 대외 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실적이 견조한 업종과 종목이나, 외국인들이 꾸준히 순매수 하는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희비 갈린 반도체, 이제는 삼성전자 차례
반도체주는 희비가 엇달리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HBM 시장 경쟁 심화로 가격 결정력이 주요 고객사로 이동, 내년부터 HBM 판가 하락을 전망하며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히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와 함께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기대와 우려를 선반영한 주가 간의 키 맞추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SK하이닉스를 팔고 삼성전자를 사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밸류체인의 포트폴리오 전략 리더십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AI 대표주의 흔들림 없는 성장성과 하반기 트럼프 풋(Trump Put, 공세적 재정부양과 스타게이트를 위시한 AI/반도체 투자촉진 등) 전면화, 그리고 연준의 3분기 양적완화 종료와 하반기 2회 금리인하 가세 이후 글로벌 제조업/투자경기 회복 기대가 한국 반도체 대표주의 전략적 가치를 역설한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단, 7월 말과 8월 초를 기점으로 반도체 전술적(트레이딩) 대응 초점은 종전 SK하이닉스 롱(Long), 삼성전자 숏(Short) 주도에서 삼성전자 롱(Long), SK하이닉스 숏(Short) 중심으로 바꿔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는 선반영 악재에 둔감하고 미반영 호재에 민감한 반면, SK하이닉스는 선반영 호재에 둔감하고 미반영 악재에 민감으로의 주가 성격 변화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달러 환산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투자가측 기술과 통계적 과매도 극단에 준하는 9년 MA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악, SK하이닉스는 최상의 실적 눈높이가 형성되어 있어 삼성전자는 실적 모멘텀 바닥 통과만으로도 주가는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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