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3-24 16:12:10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24일 "내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부품 양산을 시작하고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협력 소식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제49기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업체와 카메라 부문에서 협의 중이고, 핸즈(손)나 관절 모터 부분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몇천 대 정도로 시작하지만 2027~2028년에는 연간 물량이 10배씩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시장은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참여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도 "알만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와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LG이노텍이 협력하는 업체들은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등장한 14개 휴머노이드 업체 중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표는 반도체 부문 사업 확대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 중 두 곳으로부터 PC용 FC-BGA를 수주받아 양산 중이며, 또 다른 빅테크 한 곳은 새로 수주해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FC-BGA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부가 기판으로, LG이노텍은 지난해 첫 양산을 시작했다. 이 분야 매출을 2030년까지 3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멕시코 관세 부과 우려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공장 증설은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LG이노텍은 멕시코 공장에서 모터, 센서, 차량용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문 대표는 "현재 멕시코에서 양산 중인 제품에 대한 관세는 고객사가 부담하는 것이어서 당장 영향은 없다"면서도 "가격이 저희에게 전가될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달라는 일부 고객의 요구도 있어 여러 생산 사이트를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증설 공장은 올해 7월 완공하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공장을 통해 늘어나는 카메라 모듈, 라이팅 솔루션 등 전장 부품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에 대해서는 "아예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성장 속도가 늦춰진 것"이라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다시 본궤도에 올라 성장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4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외이사로는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새로 선임됐다. 그는 LG이노텍의 글로벌 사업 강화 및 반도체 부품 사업 육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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