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인도네시아 '계륵' KB뱅크, 현지인 행장 맞을 듯…이우열 행장 이달 사임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5-09 16:21:51

인도네시아 KB뱅크. (사진=KB국민은행)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의 이우열 행장이 이달 말 사임하고, 후임으로 첫 현지인 행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지분 인수 5년 만에 올해 1분기 처음 흑자를 기록했으나, 그동안 '먹기도 버리기도 아까운 계륵' 신세였던 KB뱅크의 현지화 전략이 주목된다.

9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이우열 행장은 오는 28일 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KB뱅크 행장직에서 물러난다. 후임으로는 현지인 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지인이 KB뱅크 행장으로 선임되면 KB국민은행이 2020년 9월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처음이다. KB뱅크는 2021년 6월 최창수 행장에 이어 2022년 5월 이우열 행장이 구원투수로 부임했다.

은행 정보기술(IT) 사업 전문가인 이우열 행장은 그간 현지 인터넷·모바일 뱅킹 인프라 구축에 집중했으나, 지난해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B뱅크는 KB국민은행이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을 인수하고 2020년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24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KB금융그룹 자회사 중 골칫덩이로 남아있다.

다만, 올해 인도네시아 회계 기준 1분기에 KB뱅크는 약 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분 인수 5년 만의 첫 흑자 전환이다.

아직 국내 사업보고서에는 이 같은 현지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KB국민은행 측도 일시적 흑자 가능성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당국이 KB뱅크의 지주회사 전환을 요청하는 등 KB금융그룹이 더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길 원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는 KB금융그룹이 KB뱅크 사업을 정리할 것을 우려한 인도네시아 당국의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KB뱅크는 현재 KB금융그룹 자회사가 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계륵'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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