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노조, 40m 크레인 고공 농성…사측과 충돌해 조합원 부상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9-10 15:53:11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백호선 노조지부장이 10일 오전 울산 조선소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HD현대 조선 3사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으로 10일 동시 파업에 나선 가운데 노조지부장이 40m 높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이 격화됐다.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과 경비 인력 간 충돌로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HD현대미포와 HD현대삼호 노조도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HD현대 조선 3사 노조의 공동파업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백호선 HD현대중공업 노조지부장은 파업 시작 직후인 오전 9시 45분께 울산 조선소 내 40m 높이의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백 지부장은 "임금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공농성을 통해 최고경영자의 결정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이를 이뤄낸 조합원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공농성 시작 직후 농성장 인근에서는 조합원들과 사측 경비 인력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안에 대한 이견이다. 앞서 노사는 지난 7월 18일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인상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총회에서 63.8%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8차례 추가 교섭이 진행됐으나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HD현대미포와 HD현대삼호의 경우 아직 사측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HD현대중공업의 교섭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12일 다른 HD현대 계열사 노조와 함께 경기도 성남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임금 문제와 더불어 연말 예정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간 합병에 따른 고용 불안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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