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금융사, 피도 눈물도 없어…돌아가며 해먹는 인사 이너서클도 문제"

이형진 기자

magicbullet@alphabiz.co.kr | 2025-12-19 15:52:16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형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회사의 공적 책임 의식 결여를 강하게 비판하며 금융산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대적인 제도 개혁을 주문했다.

특히 은행권의 담보 중심 영업 관행과 금융지주의 폐쇄적인 인사 구조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은 국가 발권력을 이용하고 타인의 영업을 제한한 특권적 지위에서 하는 영업"이라며 "거기서 이익을 보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이라는 영역이 가장 자유주의적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영역 같은 느낌을 준다"며 "정책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며, 공적 책임 의식이 충분한지 영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은행권의 영업 행태를 '땅 짚고 헤엄치기식'이라고 규정했다. 주로 부동산 담보를 잡고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정작 생존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문제 삼았다.

서민금융 지원책과 관련해 금융권이 향후 출연금을 6321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연간 영업이익에 비하면 참 소소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출연금을 합치면 총 3조원에 달한다"고 답변했으나,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실행력과 입법을 통한 제도화를 거듭 강조했다.

장기 연체채권 추심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가혹하게 추적하기보다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며 과도한 추심 관행의 개선을 지시했다.

금융지주와 은행권의 인사 관행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형성해 10년에서 20년씩 지배권을 행사한다는 타당성 있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집단이 도덕적이고 유능하다면 문제 삼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싼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책 변화나 제도 개혁은 지침 수준이 아니라 입법 형태로 확실하게 고정해야 한다"며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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