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오·핑크 “SVB 사태는 시작에 불과...문제 커질 것”

폴리 특파원

hoondork1977@alphabiz.co.kr | 2023-03-16 15:51:53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시카고) 폴리 특파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가 SVB 사태와 그 여파에 대해 쓴 소리를 날렸다. 


15일(현지 시각)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핑크 회장은 투자자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SVB 파산과 미국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질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저금리로 풀린 '이지 머니'(Easy Money)와 미국 규제당국의 규제 변화로 인한 결과 더 많은 발작과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지역 은행권 전반 피해가 어느 정도 규모로 확산될 지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핑크 회장은 SVB 사태에 미국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대처한 것에 대해 "전이 위험은 어느정도 모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SVB 파산으로 미국 당국이 은행들의 규제를 한껏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수년간 (초저금리 환경에서) '이지 머니(easy money)'를 얻은 대가"라며 첫 번째 무너진 도미노”라고 표현했다.
이어 은행 자산과 부채 만기의 미스매치(불일치)가 두 번째 도미노가 될 수 있다고 반문하면서 1980년대 통화 긴축으로 이어진 대출기관 위기로 금융권 1000곳 이상이 무너졌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향후 미국의 금리 흐름에 대해서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봤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회장 (사진=연합뉴스)

 

헤지펀드 대부 레이 달리오는 전날 링크드인 뉴스레터에서 "SVB 파산은 세계 금융시스템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마치 '탄광 속의 카나리아'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 경보를 뜻한다. 광부들이 유해가스에 민감한 새 카나리아의 이상행동을 보고 탈출 경고로 삼은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대출은행이었던 SVB의 초고속 파산은 “벤처업계와 그 이상의 영역에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초기의 징후 역동성”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실행하며 세계경제가 어떻게 새로운 시대에 진입한지를 SVB 붕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이제 부채와 신용시장의 위축 여파로 문제가 산처럼 커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매우 전형적인 이벤트"라며 "단기 부채 사이클의 매우 전형적인 거품 붕괴의 일부"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금리인상이 SVB 파산에 미친 영향에 대해 "실질 금리가 매우 낮고 신용이 넘쳐 나는 기간이 계속해서 연장됐었고 이러한 시기에서 빠져 나오며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 사건"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SVB 파산의 여파 확산을 막기 위해 공동성명을 내고 SVB의 고객 예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약속하며 불안을 잠재웠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