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자력 발전 능력 6년만에 최대…최근 10년간 신설 원전 중국·러시아 집중

우소연 특파원

wsy0327@alphabiz.co.kr | 2024-08-22 15:47:59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세계 원자력 발전의 발전 능력이 6년 만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보급과 탈탄소 정책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안정적 전력원인 원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6월 기준 세계 원전은 436기로, 발전 능력은 약 4억 1600만 킬로와트(kW)다. 이는 과거 최대였던 2018년(4억 1445만 kW)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 10년간 원전은 70기 정도 신설됐고 발전 능력은 약 6%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39기를 신설해 발전 능력을 약 4배로 높였다. 5월에는 56기째 원전 가동을 시작해 운전 중인 기수로 세계 2위인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운전 가능한 기수로 일본과 대등한 세계 4위의 러시아도 원전 신설을 이어가고 있다. 운전 가능한 33기 중 9기는 지난 10년 동안 가동을 시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세계 전력 수요가 현재의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AI 보급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탈탄소화로 재생 가능 에너지가 확산되는 중이지만 안정된 청정 에너지로 원전이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전력공사도 발전 설비 등을 다루는 미국 GE Vernova(베르노바)로부터 원전의 증기 터빈 설비 사업을 인수하는 등 기업들에서도 투자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2023년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22개국이 2050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2020년 대비 3배인 약 12억 kW로 늘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달성에는 600기 이상의 원전 신설이 필요한 반면, 현재 향후 신설 계획은 세계적으로 약 160기에 그치고 있다.

특히 과거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공급망이 약화돼 원활한 정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전 한 기에는 1000만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건설이 중단되면 거대한 공급망을 유지하기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1년 이후에도 국가 주도로 지속적인 개발을 계속해 차세대 원자로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관계자는 6월 "차세대 원자로에서 중국이 10~15년 앞서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러시아가 원자력 개발·생산력으로 지배적인 지위를 노리는 가운데 민간 주도로 개발해 온 미국과 유럽에서도 민간 주도에서 벗어나 국가가 원전 개발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11년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국내 공급망이 약화돼 원자력 사업에서 20개 이상 기업이 철수했다. 국가의 기술 개발 예산도 연 100억 엔으로 미국과 유럽의 10분의 1 미만 수준이다.

전력중앙연구소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탈탄소와 전력의 안정 공급 등 폭넓은 가치를 인정한 후 신규 설치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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