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美 보험사 포테그라 2.3조원에 인수…"국내 최대 규모"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9-26 15:41:19

DB손보 사옥사진. (사진=DB손보)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DB손해보험이 약 2조3000억 원을 투입해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며 국내 보험업계 해외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인수를 통해 DB손해보험은 글로벌 보험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DB손해보험은 미국 특화보험사인 '더 포테그라 그룹'(The Fortegra Group, Inc., 이하 포테그라)의 발행주식 100%를 16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인수 대상 지분은 기존 주주인 팁트리(Tiptree Inc.)와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 LLC)가 보유한 물량이다. 인수 자금은 전액 DB손해보험의 자체 보유자금으로 조달된다.

이번 인수는 저출산·고령화로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DB손해보험은 1984년 괌 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 왔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제2의 DB손해보험’을 만들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인수 대상인 포테그라는 1978년 설립되어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본사를 둔 글로벌 보험그룹이다. 특화보험(Specialty)과 신용·보증보험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며, 전문적인 위험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장기간 90% 수준의 안정적인 합산비율(보험사의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값)을 유지해왔다.

포테그라는 현재 미국 전역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8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국제 신용평가사 AM 베스트로부터 'A-' 등급을 받았다. 2024년 기준 연간 보험료(GWPPE)는 30억 7000만 달러(약 4조 4000억 원), 순이익은 1억 40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기록했다.

DB손해보험은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손해보험 시장인 미국·유럽 사업 플랫폼 확보 △수익성이 견고한 글로벌 보증보험 시장 진입 △국가 및 보험 종목 차원의 위험 분산을 통한 수익 안정성 제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베트남 VNI보험과 BSH보험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는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박기현 DB손해보험 해외사업부문장은 "이번 인수는 국내 보험사가 미국 보험사를 인수한 최초 사례로, DB손보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포테그라의 전문성과 DB손보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자본력을 결합해 주주가치 제고와 국가 경제 기여라는 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리차드 칼바흐 포테그라 최고경영자(CEO)는 “DB손보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선도 보험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거래에서 DB손해보험의 재무 자문은 골드만삭스가, 법률 자문은 라탐 앤 왓킨스가 맡았다. 포테그라 측 재무 자문은 바클레이스와 BofA 시큐리티즈가, 법률 자문은 롭스 앤 그레이와 시들리 오스틴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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