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작년 한화솔루션이 벤처기업 CGI의 핵심 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서고 있다.
CGI는 한화솔루션 자회사가 인수합병(M&A)을 제안해 접근한 뒤 고유 기술을 베껴 막대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의 ‘착취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기술 보호 대책 강화를 천명한 가운데, 터져 나온 사건으로 수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 “인수한다더니 자회사 차려 기술 복제” vs “자체 개발한 것”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충남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작년 경기도 성남 소재의 한화솔루션 및 자회사 한화NxMD 본사, 그리고 관련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천안 소재의 방열 소재 전문 벤처기업인 CGI(씨지에이)가 지난해 한화 측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CGI 측은 “한화솔루션이 M&A를 제안, 약 4개월간 상세 실사를 진행하면서 핵심 공정 기술과 설계도면 등 영업비밀을 모두 가져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후 인수를 무산시키더니, 불과 6개월 만에 자회사인 한화NxMD를 설립해 동일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방열 제품 양산에는 100억 원 이상의 투자와 수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한화 측이 단기간에 성공한 것은 탈취한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CGI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화솔루션과 한화NxMD 측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실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규정에 따라 모두 폐기했으며, 해당 기술은 이미 학계 논문 등을 통해 공개된 수준으로 독자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전문 인력을 투입해 자체 연구개발(R&D)을 거친 결과물”이라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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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대통령 “기술 탈취는 사회적 범죄…직권조사 확대할 것”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이 같은 ‘기술 탈취’ 공방은 정부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2026년 3월 22일자 [시론] 이재명이 쏘아올린 '디스커버리법', AI 시대와 코스닥 부흥을 위해 지체할 시간이 없다 참고기사>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에는 ‘착취 구조’라는 독특하고 불공정한 요소가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탈취와 갑질은 기업의 혁신 의지를 갉아먹고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영 개선을 이뤄내도 대기업이 성과를 빼앗아 간다면 어느 기업이 기술 혁신에 매진하겠느냐”며 기술 탈취에 대한 집중 감시 체계 구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 확대를 지시했다.
또한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 실질적인 피해 구제책 마련도 약속했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연합뉴스) ◇ 경찰, 현재 압수물 디지털 포렌식…한화솔루션 주요 임직원 소환조사 임박
경찰은 현재 압수물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CGI의 기술 자료가 한화NxMD의 생산 공정에 실제로 유입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기술 참조는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경찰은 조만간 한화솔루션의 주요 임원진과 실무진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길우 법무법인LKS 변호사는 알파경제에 “두 회사의 설계도와 성분 배합표, 제조 공정 라인 등을 제조해 유사성을 살피고, 차례로 소속 연구원 등을 물러 엇갈린 주장에 대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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