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 = 영상제작국]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KRX)의 기계적인 제도 운영이 시장의 하락 폭을 불필요하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정부와 거래소 수뇌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와 달리, 실무 차원의 규제가 오히려 시장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킨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특정 종목이 1년 내 100% 이상 급등하는 등 단기 상승세를 보일 경우, 거래소는 이를 '투자유의' 또는 '투자경고' 종목으로 기계적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정이 이루어지는 즉시 해당 종목이 신용융자 불가 종목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기존 주식담보대출의 담보 가치 산정에서 전면 제외된다는 점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인위적인 매물 폭탄을 유발한다고 설명합니다. 특정 종목이 담보에서 제외되면 투자자의 전체 계좌 담보 비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이는 결국 멀쩡한 우량 종목까지 강제로 매도해야 하는 '연쇄 반대매매'로 이어진다는 분석입니다. 작전이나 횡령 등 불법 행위가 없는 정상적인 기업 가치 재평가 상황에서도 담보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스피 6000포인트와 코스닥 2000포인트 달성을 목표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직접 주재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 역시 국가적 차원의 증시 부양을 강조하고 있으나, 거래소 실무진의 규제 행보는 이러한 비전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의 가격 상승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제도적 모순이라는 지적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주가 상승을 칭찬하기는커녕 담보에서 제외해 신용 물량 붕괴의 빌미를 제공하는 제도는 시급히 수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대외 홍보에 앞서 거래소 내부의 낡고 기계적인 규제부터 정비하여 정책 방향과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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