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총도 안 열렸는데 '대표이사 김종출'…KAI 내정자, 셀프 취임 논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3-12 15:40:10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기사업부장. (사진=방위사업청)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내정자인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국방기술보호국장이 주주총회를 통한 공식 선임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이사' 직함을 내걸고 공식 행사 초청장을 발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KAI는 오는 26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보라매(KF-21) 양산 1호기 출고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배포된 행사 초청장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대표이사 김종출 드림'이라는 서명과 함께 행사 일시, 장소, 그리고 13일까지의 참석 여부 회신 요청 등이 담겼다.

문제는 초청장 발송 시점에 김 내정자의 대표이사 지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다.

KAI는 지난달 27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 전 국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임시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했다.

공식 대표이사 선임은 오는 18일 임시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절차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에 대해 KAI 측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다. KAI 관계자는 "초청장을 여러 버전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지면 초청장이 잘못 발송된 것"이라며 "모바일 초청장의 경우 대표이사 이름을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아직 내정자 신분인 김종출 전 국장이 '대표이사'로 명기된 KF-21 행사 초청장.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공기업 특성이 강한 KAI에서 이 같은 행위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절차 무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대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KAI에서 주주총회도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직함을 먼저 내세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적법한 선임 절차를 무시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특히 KAI 노조가 이번 인선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강하게 반발해 온 상황이라, 내정자의 섣부른 직함 사용이 노조의 반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6일 예정된 KF-21 출고행사는 이재명 대통령 참석 가능성도 거론되는 국가 주요 행사인 만큼, 공식 선임 전 대표이사 직함을 내세운 이번 사태를 두고 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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