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오지마"…LIG넥스원, 사상 최대 실적에도 직원들 불만 폭발

류정민 기자

hera20214@alphabiz.co.kr | 2025-05-09 15:26:50

(사진=LIG넥스원)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LIG넥스원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종 업계에 비해 낮은 성과급과 갑작스러운 비상경영 선포가 직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 회사에 오지 말라"는 LIG넥스원 직원의 솔직한 의견이 나올 정도다. 

 

노조는 이러한 불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조합원들의 탄핵을 받았으며,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하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출범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LIG넥스원지회 제3기 집행부는 오는 14일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LIG넥스원 노조는 지난달 4일, A씨 전 지회장이 사측과의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탄핵을 의결했다.

 

직원들의 불만은 경쟁사에 비해 낮은 성과급에서 비롯됐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105%(연구직 기준)로 책정된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본급의 710%와 일시금 500만원, 현대로템은 기본급의 500%와 일시금 18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 방식을 기존의 정액 배분에서 정률 배분으로 변경하는 투표를 실시했으나, 직원들은 투표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직원은 "기습적으로 투표가 진행됐고, 직군별 배분 방식이나 수령 금액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원들은 이 투표로 인해 연구직 성과급이 사실상 3년 연속 감소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저연차 연구직은 30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LIG넥스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9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9.6% 증가한 11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경영진이 올해 들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직원들은 구내식당 식단 저하, 출장 최소화, 주말 특근 금지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신익현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과 소통하는 '엘 커미티(L-Committee) 미팅'을 마련했으나, 오히려 불만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한 직원은 "신익현 대표가 익명 의견은 받지 않고, 처우 개선에 대한 답변 없이 비상경영만 강조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LIG넥스원에 오지 말라"는 글까지 등장하고 있으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LIG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의 이야기일 뿐, 미팅 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새로운 노조 집행부는 성과급 정상화, 임금 및 처우 개선, 비상경영 기준 명문화 등을 사측에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새 집행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입장을 정리 중"이라며 "성과급 관련 직원들의 불만을 최우선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측은 이미 지급된 성과급은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신익현 대표이사 또한 직원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 관계자는 "이미 자사주 지급을 완료했고 성과급 추가 인상 계획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새로운 노조 측과 협상 테이블이 진행되면 여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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