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3-11-29 15:56:22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잇따른 악재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나서 전사적인 경영 쇄신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외부 조직인 ‘준법과신뢰위원회’가 신설하고, 매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가 참여한 회의를 개최했다. 내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결정이다.
하지만,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직원 욕설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또 다시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카카오 사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포착한 비리혐의와 주먹구구식 회사 운영 방식에 화를 참지 못하고, 직원들에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28일 소셜미디어에 반박 입장을 밝히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2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임직원 회의에서 카카오 본사가 있는 제주도 부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을 투입하자고 제안했으나, 회의에 참석한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하청)업체가 있다며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0분 가량 언쟁이 이어졌고, 해당 임원의 결재나 합의 없이 700~800억원의 달하는 외주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행동에 모두 방관만 하고 있냐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런 X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냐”라면서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 결제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냐”고 회의에 참석한 임직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또 직책과 경력에 맞지 않은 연봉체계, 데이터센터 및 서울아레나 사업에 대한 비리 제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 부정사용 등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했다.
일단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해명을 통해 욕설 논란은 일단 진정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카카오가 처한 위기 상황 속에서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욕설 논란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내부 문제를 질타하기에 앞서 감정적으로 적절치 못한 언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욕설 논란은 최고경영자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으로 비춰질 수 있다. 카카오는 혁신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이다.
임직원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는 평가도 많다. 일각에서는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의 밀어붙이기식의 의사결정이 오히려 카카오의 DNA를 훼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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