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권환 SK하이닉스 부사장 "HBM3E 12단 주력...생산량 확대 보다 효율적 운영이 먼저"

“기술 혁신과 운영 혁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시장과 고객 요구에 대응한 최적의 양산 환경 구축이 목표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리더의 역할 다 할 것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2-26 15:28:46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AI 시장에서 HBM은 여전히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다.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사항도 다양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더 큰 성장을 위한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수율·품질·비용 최적화 및 패키징 기술 고도화를 책임지는 HBM 융합기술 조직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알파경제는 SK하이닉스 뉴스룸이 진행한 한권환 HBM융합기술 부사장 인터뷰를 인용, HBM 기술 혁신 전략과 향후 목표에 대해서 알아봤다.  

 

(사진=SK하이닉스)


◇ “기술 혁신과 운영 혁신,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지난 2002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한 부사장은 초기 HBM 개발부터 참여해 모든 세대 HBM 제품 개발과 양산을 이끌며 1등 리더십을 구축해 온 주역이다.

그는 “HBM이 처음 출시될 당시, 생산 규모나 제품 수요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면서 “하지만, 지난 2023년 챗GPT의 등장과 함께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고객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라인보다 훨씬 규모가 큰 생산 라인을 단기간에 구축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 졌고, 일부 수요에 대해서는 다른 제품의 생산 라인 일부를 HBM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며 대규모 양산 체계를 구축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겼던 일이지만, HBM융합기술 구성원을 비롯한 유관 부서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부사장의 전략적 대응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과 품질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그는 “HBM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은 기본이고, 최상의 제품을 적시에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술 및 운영 혁신을 통해 시장과 고객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SK하이닉스)


◇ 시장과 고객 요구에 대응한 최적의 양산 환경 구축이 목표

한 부사장은 “2025년 가장 중요한 과제는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차세대 HBM 양산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탄탄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주력으로 생산될 12단 HBM3E 제품은 기존의 8단 HBM3E 제품에 비해 공정 기술의 난이도가 높다”며 “또 차세대 HBM 제품은 진화하는 제품 세대에 따라 기술적인 과제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발 과정에서 많은 기술적 도전을 극복하고 양산을 시작하겠지만,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고 해결도 매우 어렵다”면서 “HBM융합기술 조직은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철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맞춤형(Customized) 제품에 대한 요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HBM은 다른 제품보다 공정 수가 많고 생산 과정도 복잡해, 이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 부사장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생산 라인의 유연성을 높이고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해 자사 HBM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HBM 생산라인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운영 시스템을 협업을 통해 개선하고 있고, 개발 단계부터 개발/양산이 한팀이 되어 고객과 더욱 밀도 높은 협업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유관 부서와 함께 기술적인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해 최적의 양산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사진=SK하이닉스)

◇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리더의 역할 다 할 것

한 부사장은 탁월한 성과를 끌어내는 힘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동기부여’라며, 이를 위한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조직의 젊은 구성원들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더가 할 일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열정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젊은 구성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한 부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전’이라고 당부하며, 자신감을 갖고 함께 나아가자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고, 앞으로도 구성원들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더욱 강한 SK하이닉스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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