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3-02-20 15:19:32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선박엔진 전문 기업인 'HSD엔진' 인수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과 HSD엔진은 시너지 효과에 뜨거운 업황까지 가세하며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HSD엔진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의 승계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화, 에너지 설비 분야 경쟁력도 강화
한화의 에너지 설비 분야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도 창출한다.
한화임팩트 산하의 가스터빈 개조 회사인 PSM의 기술과 HSD엔진의 엔진 제조 역량을 결합해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생산에 나선다.
또 산업용 공기·가스 압축 기술력을 갖고 있는 한화파워시스템과 HSD엔진의 발전기 생산력이 합해지면 발전 설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강화된다.
한화는 이번 주부터 실사를 시작해 4월쯤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중으로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 관계자는 "HSD엔진의 제조 기술력을 대우조선해양과 결합해 친환경 엔진 선박 제조 등 고부가 가치 사업을 강화하고 여러 계열사들과의 협업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 역량 확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한화·HSD엔진 시너지에 뜨거운 업황까지 호재
증권가에서는 이번 딜이 한화와 HSD엔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HSD엔진은 한화그룹이 최대주주가 되면 영업현금흐름에 있어 안정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SD엔진에 대해 "신주발행으로 주식수가 7154만 주에서 8344만 주로 늘어 희석 14.3%를 반영해 적정주가를 1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한화그룹 인수 이후 오히려 셀온뉴스로 주가가 움직였지만, 차차 양사의 시너지와 뜨거운 업황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수주에서 80% 이상이 이중연료(D/F)였다. 이는 우리나라 엔진사들의 시장 과점성 강화, 가격과 마진 상승을 의미한다. 올해 시작된 이산화탄소 규제에서 비롯되는 라이너(Liner)들의 LNG, 메탄올 D/F 엔진 선박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그는 "HSD엔진의 지난해 7월 유상증자도 디젤 엔진에서 LNG, 메탄올, 암모니아 D/F로 엔진이 변함에 따른 시설 투자 필요에서 비롯됐던 것처럼 한화가 투입하는 1000억 원 재원은 필요했던 자본 조달, 한화임팩트의 가스터빈 기술, 한화파워시스템의 가스 압축 기술 등이 미래 HSD엔진의 기술 역량에 보탬이 돼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토탈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HSD엔진 경영권 인수 관련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한화그룹에서는 STX중공업 인수전에 참여한 바가 있다"며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됐어야 할 시기지만, 기존 주주가 캐스코를 포함한 패키지 매각을 제안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엄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인수 추진중인 대우조선해양이 주요 발주 대상이었던 HSD엔진의 역할을 STX중공업으로 즉시 교체할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 대우조선해양 물량이 STX중공업으로 이전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큰 고객의 이탈을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화정공의 잔여지분 보유는 오버행 이슈로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딜이 끝난 이후에도 기존 최대주주였던 인화정공은 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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