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추진…두나무·빗썸 지배구조 '직격탄'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2-05 15:22:15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이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TF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여당과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강제로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면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5일 가상자산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 한도를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핵심은 시장 지배력에 따른 '차등 규제'다.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사업자는 대주주 지분율을 20% 이하로, 점유율 20%를 초과하는 경우엔 30% 이하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당초 TF 내부와 민간 자문위원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 정책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규제 도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지배구조는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당장 네이버와 지분 혈맹을 맺으려던 두나무(업비트 운영사)와 오너 지분율이 높은 빗썸이 규제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전망이다.

특히 네이버와 두나무가 추진해 온 '빅딜'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양사는 오는 5월 주주총회를 거쳐 포괄적 지분 교환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이 딜이 성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그러나 규제가 시행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보유하게 될 두나무 지분 100% 중 최대 80% 이상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빗썸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빗썸홀딩스 등을 통해 빗썸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정훈 전 의장의 지분율은 약 65.8%에 달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전 의장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준인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전문가들과 업계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TF 산하 민간 자문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사후 입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재산권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며 "카카오나 네이버 등 전국민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지분율도 관리할 것이냐는 주장을 반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등 유관 단체들도 잇따라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대주주 지분 강제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창업자의 경영권 방어가 불가능해져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되거나 국부가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도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성장시켜 왔다"면서 "산업이 이제 막 본궤도에 오르려는 시점에서 획일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기업들의 혁신 의지를 꺾고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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