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家 남매, 법적 공방 본격화…법원 "윤상현 부회장, 父 증여주식 임의처분 금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07-03 15:18:39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윤여원 콜마BNH 대표이사. (사진=한국콜마홀딩스, 콜마BNH)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의 주식 460만주에 대해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는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아들에게 증여한 주식의 반환을 요구하며 제기한 법적 조치로,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법정 다툼으로 확산됐음을 의미한다.

3일 콜마비앤에이치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7일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신청한 주식처분금지가처분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윤 부회장은 소송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가처분 인용 근거로 "윤 회장이 주장하는 부담부 증여 또는 착오취소에 관한 법리와 사실관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지난 5월 30일 윤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번 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윤 회장 측은 2019년 윤 부회장에게 부담부 증여한 주식 230만주를 반환받겠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된 주식은 2019년 12월 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자녀들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 28.18% 중 일부다. 당시 윤 부회장은 230만주를 증여받았고, 이후 무상증자를 거쳐 현재 46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갈등의 발단은 2018년 9월 체결된 3자 간 경영합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동한 회장과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당시 향후 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합의를 체결했다. 핵심 내용은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통한 그룹 운영을 맡고, 윤여원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를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 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라고 요구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윤여원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윤 부회장은 5월 2일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했다.

윤여원 대표는 6월 10일 대전지법에 윤 부회장을 상대로 위법행위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윤 대표 측은 윤 부회장의 임시주총 소집 청구가 2018년 경영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사건의 심문기일은 지난 2일 진행됐다. 윤동한 회장은 윤 대표의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현재 콜마홀딩스 지분 구조는 윤상현 부회장이 31.75%로 최대주주이고, 윤여원 대표 7.45%,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 5.69%, 윤동한 회장 5.59% 순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콜마홀딩스가 44.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윤동한 회장은 "공동의 약속을 저버리고 사익을 앞세운 선택이 결국 그룹 전체에 상처를 남겼다"며 "그 신뢰를 깬 대가는 반드시 따르게 마련이다. 콜마그룹의 건강한 미래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가처분 인용으로 윤 회장이 추후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콜마홀딩스 최대주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대로 윤 부회장이 승소하면 현재의 지배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원 결정이 콜마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본안 소송과 다른 가처분 사건들의 결과에 따라 그룹의 지배구조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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