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대외채무 ‘사상 최대’ 기록…단기외채비율도 11년 만에 최고

임유진

qrqr@alphabiz.co.kr | 2023-02-22 15:17:47

 

 

[알파경제=임유진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과 부채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주식시장 침체, 미국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이다.

다만 자산보다 부채 감소 폭이 더 컸다. 이에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 및 공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증가 등으로 대외채무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줄면서 단기외채 비율 역시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1천271억달러로 전년 말(2조1천784억달러) 대비 513억 달러 줄어들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406억달러 늘었다.

그러나 글로벌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 영향으로 증권투자는 954억달러 줄어들었다.

지난해 미국 나스닥 주가는 33.1%,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주가는 11.7%와 18.6%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는 유로화와 위안화가 5.8%와 7.9%, 엔화는 12.2% 하락했다.

지난해 말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3천805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천383억달러 줄어들었다. 

 

 

사진= 연합뉴스


 

이는 국내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 영향으로 직접투자가 30억달러, 증권투자는 1천821억달러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2022년 말 기준 7천466억달러로 2021년 말(6천596억달러) 보다 870억달러 늘어났다.

대외금융자산보다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감소하면서다.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연말 기준 지난 2021년에 이어 2년째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대외채권은 1조257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547억달러 줄어들었다.

여기에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2021년 말 4천631억달러에 지난해 말 4천232억달러로 400억달러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 방어,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의 영향이다.

대외채무는 2022년 말 기준 6천645억달러로 2021년 말(6천324억달러)에 비해 321억달러 증가하면서 연말 및 분기 말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예금취급기관의 부채성증권(+63억달러)을 중심으로 만기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20억달러, 일반정부의 부채성증권(+103억달러)과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103억달러) 등이 늘면서 장기외채가 301억달러 각각 늘어났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을 가리킨다.

즉,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이에 대해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만기별로는 장기외채를 중심으로, 부문 및 투자형태별로는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고채 투자 증가와 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증가에 따라 일반정부 및 예금취급기관에서 외채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3천612억달러로 전년 말(4천479억달러) 대비 868억달러 급감, 연말 기준으로는 2015년 말(3천244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9.4%로 전년 말(35.6%) 대비 3.8% 상승, 연말 기준으로는 2011년 말(45.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단기외채가 소폭 늘어나기도 했지만 준비자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단기외채 비율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분기말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41.9%)와 3분기(4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2021년 말 26%에서 지난해 말 25.1%로 떨어져 연말 기준으로는 1998년 말(2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단기외채 비중은 외채건전성을 나타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배포한 '2022년말 대외채권·채무 동향'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자금 유출입 동향과 만기구조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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