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풍선효과'로 전 금융권 가계대출 2개월째 증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3-11 15:16:52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부동산 대출 규제에 묶인 은행권 가계대출이 석 달째 뒷걸음질 쳤지만,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2금융권 대출이 3조3000억원 넘게 급팽창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1일 공개한 '2026년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7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23년 1~3월 이후 꼭 3년 만이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934조9000억원)은 4000억원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6조6000억원)은 7000억원 감소하며 석 달째 줄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신학기 이사 수요가 지난해 말 주택거래량 증가와 맞물리면서 은행 주담대가 반등했다"며 "연초 상여금이 유입됐음에도 기타 대출 감소폭이 축소된 것은 주식 투자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잠재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일부 강남 지역 아파트값에 하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난해 집값 상승세가 둔화 후 재차 확대된 전례가 있는 만큼 추세적 흐름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에서 대출 문이 좁아지자 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는 한층 뚜렷해졌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함께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9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전월(1조4000억원)의 두 배를 넘었다.

은행권에서 3000억원이 빠졌지만 2금융권은 3조3000억원 불었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3조1000억원 증가하며 집단대출 위주로 팽창을 이끌었다. 2금융권 증가 규모도 1월(2조5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4조2000억원으로 전월(3조원)을 웃돌았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2000억원 줄었지만 감소 폭은 전월(1조6000억원)보다 좁아졌다.

은행 기업 대출(잔액 1379조2000억원)은 9조6000억원 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조2000억원, 4조3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에 포함된 개인사업자 대출도 1조원 확대됐다.

수신(예금)에서는 은행 예금이 47조3000억원 급증했다.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대기 자금 유입 영향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39조6000억원 늘었고, 기업 여유 자금 예치 등으로 정기예금도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박 차장은 "정기예금에서 가계 자금이 2조원대 후반 규모로 빠져나갔다"며 "통상적으로 2월엔 상여금으로 대출 상환이나 예금이 늘어나는데, 올해는 예금·채권 쪽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일부는 주식 투자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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