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주 기자
press@alphabiz.co.kr | 2025-08-02 09:31:48
[알파경제=강명주 기자] NH투자증권이 650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위한 행보에 급물살이 일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6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달로,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을 확보하며 자본시장법이 요구하는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요건을 갖추게 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연말기준 2년동안 자기자본 8억을 유지해야 인가요건을 맞출 수 있는 상황"이라며 "9월까지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유증의 시점은 제도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종투사 제도 개편을 발표하며, 2026년부터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하고 관리기준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9월까지 인가를 신청하는 증권사는 현행 기준이 적용된다. NH투자증권은 빠르게 자본을 확충해 안정적인 진입을 도모하는 ‘속도전’에 나선 셈이다.
IMA는 고객 자금을 위탁 받아 운용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난이도 높은 다층 포트폴리오 상품으로, 원금 지급과 수익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구조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발행어음과 IMA를 통한 자금 조달이 자기자본의 최대 300%(200%+100%)까지 가능해지며, 이는 기업금융 및 대체투자 영역에서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기존 IB 부문의 역량을 활용해 모험자본 및 실물경제 중심의 투자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 중소기업, 인프라 자산 등에서 성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AA+의 신용등급과 농협금융지주 산하의 안정적 지배구조는 IMA 운용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증권업계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와의 격차 확대는 물론, 기존 종투사와의 서비스·상품 차별화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IMA 사업의 수익성 검증 부족, 부동산 금융 노출 등 리스크 요인도 경계 대상이다.
NH투자증권은 대표이사 주도 아래 전담 팀(TFT)을 구성해 올해 3분기 내 인가 신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선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조달 원가 부담과 운용 리스크는 지속 관리 대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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