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8-20 15:06:20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여천NCC의 재무 상태가 한화와 DL그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황의 뚜렷한 개선이 없는 한, 대주주들의 자금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여천NCC는 1조 48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매출원가는 1조 5805억 원으로, 판매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였다.
이는 제품 판매 가격이 제조 원가보다 낮은 상황으로,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판매비와 관리비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손실은 1069억 원으로 확대,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이 약 4배 증가했다.
영업 외 비용까지 반영된 당기순손실은 1605억 원에 달하며, 누적 결손금은 6월 기준 3902억 원을 넘어섰다.
단기 차입금 증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6월 기준 단기 차입금은 8954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장기 차입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자금 확보를 위해 여천NCC는 보유 자산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6월 기준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된 자산은 토지 6700억 원, 건물 486억 원, 기계장치 7900억 원 등 총 1조 5086억 원에 이른다. 이는 총 차입금 1조 7507억 원의 86%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융사별 담보 제공 현황은 KDB산업은행에 1·3공장 4196억 원과 2공장 5949억 원, 우리은행에 1·3공장 1000억 원과 2공장 280억 원, KB국민은행에 2공장 1000억 원과 4공장 720억 원, 하나은행에 2공장 300억 원 등이다.
지난 2분기의 부진한 재무 성적은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한 2000억 원이 반영된 결과다.
이는 투입된 자금이 단 3개월 만에 소진되었음을 의미한다. 여천NCC는 이달 18일, 주주사로부터 3000억 원을 차입하며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력했다.
향후 여천NCC가 매출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여 손실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DL·한화는 TFT를 통해 경영 상황을 분석하고 경쟁력 강화 및 자생력 확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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