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석유화학 구조조정 본격화...금융권 익스포저 30조

김혜실 기자

kimhs211@alphabiz.co.kr | 2025-08-21 05:00:20

[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정부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쟁력 약화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키로 한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주요 채권은행들을 소집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은행연합회에서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하고, 업계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금융권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사진 = 연합뉴스)

◇ 금융위, 21일 채권은행 소집...민기연장 등 금융지원 21일 열리는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권 간담회'에는 KB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모인다.
금융당국은 이 자리에서 채권은행들에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업계 자구노력을 전제로 만기연장 등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 간 협약을 맺어 석유화학 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만기 연장, 이자 유예, 신규 대출 등과 같은 다양한 지원 방안을 놓고 협의할 예정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 진행상황 관계장관 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구윤철 부총리,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 석화기업 금융권 익스포저 30조원대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은 30조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시장성 차입과 은행권 대출이 절반가량 씩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현실화할 경우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금호석유화학

◇ 정부,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 발표..."자구노력 있어야 지원"
앞서 정부는 전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해 발표했다.
정부는 구조개편 3대 방향으로 ▲과잉 설비 감축과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 영향 최소화를 제시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에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재무상황과 자구노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며 "업계가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 있다고 판단되면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R&D 지원, 규제 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적기에 마련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기업이 강력한 자구노력이 담긴 사업 재편안을 먼저 마련해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석화업계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을 갖고 ▲270~370만t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등을 위한 자율 협약을 맺었다. 
아울러 석화업계는 설비 감축과 고부가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재무구조 개선 등을 포함하는 사업재편 계획을 연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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