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5-13 07:00:07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지난주 영국과 관세협상이 타결된 이후 주말에 열렸던 미국과 중국간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미 재무부장관은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미 일본, 한국 등과 협상이 시작된 상태이며, 주요국 중심으로 관세협상이 본격궤도에 올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라는 가장 큰 대상도 본격 논의에 오르고 있다는 판단이다.
◇ 출발점이 된 10% 기본 관세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영국에 10%의 기본관세를 적용한 것의 의미는 향후 모든 국가와의 협상에 적용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마약과 국경관리 문제의 해소를
위한 관세부과에 이어 철강, 알루미늄 산업 관세, 자동차 관세에 이어 각국별 상호관세와 대중국 145% 관세에 이르기까지 매우 복잡하고 충격적인 관세발표가 이어졌다.
그러나 협상단계로 전환되고 첫 합의에 도달한 현 시점에서 관세의 적용은 최초 트럼프의 선고 공약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선거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은 10%의 보편적 기본 관세, 각 국가와의 관세균형을 맞추는 상호무역법, 중국에 대한 60% 이상의 관세율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보편적 기본관세는 기본관세로, 상호무역법은 법안 대신 행정명령을 통한 상호관세 부과로 발표되었고 대중국 관세는 선거과정에서 언급한 수준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현재 협상에 나서고 있다.
이영원 연구원은 "첫 협상타결에서 10%의 기본관세가 관철된 점은 앞으로 모든 협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수입을 극대화하고 무역수지 균형을 맞춰가는 관세정책의 목표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2일 발표되었던 상호관세율이 협상의 출발에 해당하겠지만 조정되는 관세율은 10%의 기본관세와 기존에 부과되었던 상호관세율 사이의 어느 지점으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7월 초까지 각국과의 관세협상은 영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작용하며 진행될 전망이다.
상호관세가 적용된 대상들의 경우 관세율의 조정을 포함한 여러 조건의 조합이 시도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과의 협상도 동일한 구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원 연구원은 "산업별 관세율 등 협상 결과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IM증권에 따르면, 미국 상호관세가 글로벌 교역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상호관세가 글로벌 교역에 미치는 실질적 악영향은 아직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 4월 수출은 물론 한국 4월 수출흐름을 보더라도 대미 수출이 다소 감소한 것 이외에 여타 지역으로 수출은 견조하기 때문이다.
상호관세 시행 유예와 더불어 관세전쟁에 대비한 각국의 경기부양책 강화 등이 글로벌 교역사이클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0일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이전에 얼마나 많은 국가와 관세협정이 타결될지와 더불어 평균 관세율 수준이 얼마나 하락할지가 글로벌 교역 흐름을 좌우할 공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중국 수출 역시 미국과의 직접적 관세협상을 통한 관세율 인하는 물론 중국의 대미 우회수출 기지역할을 하는 국가에 대한 관세율 인하 폭 혹은 중국의 주요 수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율이 얼마나 하향 조정될지가 향후 중국 수출을 가늠하는 변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셀(Sell) USA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 및 행정부 입장에서도 무리한 고율 상호관세 정책을 더 이상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관세정책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불만과 함께 자칫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는 미국내 공급망 차질을 트럼프 행정부가 감내하기 어려울 것으로 금융시장은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 단기 부담 높은 증시 과열 주의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상으로 국내 증시 및 미국 증시는 과열과 중립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과열 쪽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다"며 "여건만 만들어진다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겠으나 단기 부담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증시 실적시즌 양호한 가운데 포워드 추정치는 상승 중이나 이는 추정치들이 실제 올라서는 아니고 올해 대비 내년 16% 정도 증익되는 예상치의 반영비 변화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다.
조준기 연구원은 "그래도 최근 바텀업 단에서는 실적에 대한 가격 보상이 강하게 나오는 것을 자주 확인하며 저번 실적 시즌 대비 편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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