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이재용에 이어 최태원, 이틀 간격 ‘AX’ 청사진…단순 도구 넘어 조직 DNA 재설계로

삼성, 3년 만의 '방화벽 해제'…가우스 고집 버리고 투트랙 전환
SK '경영전략·이천포럼' 첫 통합…속도전 위해 격식 깼다
인프라 먼저냐, 공감대 먼저냐…방법론 다르지만 방향은 '생존'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6-11 16:15:31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국내 재계의 두 축인 삼성과 SK그룹이 이틀 간격으로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의 청사진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그동안 기업들이 AI를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생산성 도구’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구상이다.

경기 침체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두 그룹 모두 ‘AI 중심 경영’을 미래 생존의 돌파구로 낙점한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 삼성, 3년 만의 ‘방화벽 해제’…가우스 고집 버리고 투트랙 전환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관계사는 이재용 회장의 지시에 따라 개발·구매·제조·물류·마케팅·판매·서비스·경영지원 등 8대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전면 도입한다.

이재용 회장이 최근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 1993년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에 빗대어 ‘이재용식 조직 혁신’의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빗장 해제’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은 지난 2023년 11월 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사내에서 외부 생성형 AI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자체 개발한 ‘삼성 가우스’만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선 외부 생태계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이 회장의 판단에 따라 3년 만에 정책을 뒤집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사내에서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앤스로픽 클로드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반도체(DS) 부문은 별도 승인을 거치게 하는 등 최소한의 보안 통제 장치는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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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경영전략·이천포럼’ 첫 통합…속도전 위해 격식 깼다

SK그룹은 기술 도입에 앞서 조직 운영 방식의 근본적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SK는 오는 11~13일 열리는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매년 6월에 하던 경영전략회의와 8월의 이천포럼을 처음으로 통합해 개최한다.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다.

그간 최고경영진 중심의 전략회의와 구성원 중심의 토론 포럼을 두 달 간격으로 쪼개어 진행해 왔으나, 급변하는 AI 기술 환경 속에서는 이런 분리 대응이 속도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사장단 50여 명이 총출동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계열사별 AX 로드맵 공유는 물론, 현장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해 실행 과정에서의 장애 요인을 가감 없이 토론할 예정이다.

그룹의 핵심 소통 플랫폼인 이천포럼이 출범 10년 만에 경영전략회의까지 흡수한 것은, SK가 AX를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존망이 걸린 생존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 인프라 먼저냐, 공감대 먼저냐…방법론 다르지만 방향은 ‘생존’

두 그룹의 AX 전략은 방법론에서 결이 나뉜다. 삼성은 외부 AI 전면 개방, 임직원 교육 체계화, 전담 조직 신설 등 대대적인 ‘실행 인프라’를 구축하는 하향식(Top-down) 접근을 택했다.

반면 SK는 경영진과 현장 구성원 간의 끝장 토론을 통해 조직 내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진 동력을 얻는 상향식(Bottom-up) 소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도달하려는 목적지는 같다.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장치가 아닌, 경영 체계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안착시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2026년)까지 전체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AI 에이전트가 통합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 미만이었던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8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치다.

윤용필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알파경제 "결국 앞으로의 시장 경쟁력은 단순히 ‘AI를 도입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빠르게 조직 체질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가’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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