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특파원
press@alphabiz.co.kr | 2023-04-05 14:54:43
[알파경제=(이스탄불) 박정원 특파원] 러시아 민간 가스기업 노바텍이 극동 에너지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지분 인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3일(현지시각)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노바텍은 이날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법인)사할린 에너지 지분 인수자 선정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 대통령령에서 규정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시작된 사할린-2 프로젝트는 사할린주 북동쪽 해상에 있는 룬스코예 가스전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노바텍이 인수에 나선 사할린 에너지 지분 27.5%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까지 영국 에너지기업 셸이 보유했었다.
지난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제재에 대응해 기존 사할린-2 프로젝트 운영자의 모든 권리와 자산 등을 인수할 새 러시아 법인을 만들고, 기존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부 승인을 받아 새 법인 지분을 인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에 설립된 사할린 에너지 지분은 현재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50%+1주)과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 등 3곳이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셸이 새 법인 지분 인수를 거부하자 이를 자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노바텍은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검토했으며 지난달 초 지분 인수에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셸이 보유했던 사할린-2 지분의 가치를 948억 루블(약 1조6천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노바텍의 요청을 받아들여 셸이 지분 매각 대금으로 산정된 금액 948억 루블 전체를 특별 계좌로 받아 자사의 해외 계좌로 송금하는 것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셸은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라 러시아에 개설한 특별 계좌를 통해서만 지분 매각 대금을 받을 수 있으며, 당국의 허가 후 이 계좌에 든 돈을 해외로 보낼 수 있다.
러시아는 셸이 사할린-2 프로젝트 참여 기간동안 발생시킨 환경 피해액을 지분 매각 대금에서 제한 뒤 나머지 액수만 지급할 예정이었다. 따라서 지난해부터 피해액 산정을 위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레오니트 미헬손 노바텍 최고경영자(CEO)는 지분 인수 후 발생 가능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에게 셸 지분 매각 대금과 해외 송금 허가 문제에 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셸이 러시아의 지급 방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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