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실패..."다신 추진 안해"

유정민

hera20214@alphabiz.co.kr | 2023-02-10 14:51:21

 

(사진=연합뉴스 제공)

 

[알파경제=유정민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되며 지주사 전환에 실패했다. 안건에 반대했던 일부 주주들은 결과 발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0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안건이 상정됐으나 1.7%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투표에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주력 사업인 유통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경영상황에 안정화 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은 복잡한 지분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진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할신설회사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투자회사 지분을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분할존속회사 현대백화점은 유통업 백화점에 집중해 업계를 선도하며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여분간 진행된 투표 결과 안건은 약 1.7% 차이로 부결됐다. 이날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주식수 중에서 1578만7252주 참석했다. 이중 찬성 주식수는 1024만2986주(64.9%), 반대주식수는 524만4266주(35.1%)로 나타나 필요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임시 주총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부결 발표 후 일부 주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만큼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17.09%다.

 

인적분할이 승인되었다면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 17.09%를 추가로 갖게 되고 주식 교환 비율을 1대 1로 가정하면 향후 현물출자 과정에서 정 회장의 홀딩스 지분은 34.18%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정 회장에게 출자받은 현대백화점 지분과 자사주를 합해 23.7%까지 현대백화점 지분을 늘릴 수 있었다. 인적 분할에 성공했다면 정 회장의 홀딩스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었으나 최종 불발됐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수용해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적분할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미달해 통과되지 못했다"며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사주 소각, 주주친화정책 등은 주주들에게 호응을 얻었으나 한무쇼핑 분리안건이 일부 주주들의 반대가 있었다"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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