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내 증시 연중 최고치 경신, 증시 대기 자금 풍부

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5-07-14 07:00:4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향후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해외증시를 아웃퍼폼하는 기간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직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지 않은 상황임에도 높아진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거대한 매수세가 동반된다면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증시 업사이드가 크게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신정부 정책 기대감와 증시 대기 자금 긍정적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주간 예상 범위로 3000~3250P를 제시했다.

 

신정부 정책 기대감과 풍부한 증시 대기자금이 긍정적이나 단기 차익 실현과 미국 품목 관세는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2분기 당기순이익(지배) 컨센서스는 48.2조 원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2025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207.5조 원에서 205.9조 원까지 하향 조정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에 자동차 등 미국의 관세에 노출된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올해 코스피 지수의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주가 상승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 내에서 실적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연준이 주목하는 미국 소비자물가는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6월 헤드라인 CPI 컨센서스는 전년대비 2.7%로 전월치인 2.4%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정환 연구원은 "3분기부터 미국향 수출기업의 가격 인상이 단행될 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질 수 있다"며 "기본 시나리오로 미 연준의 하반기 2회 금리 인하를 상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분기에 관세에 따른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올 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고려해 볼만한 리스크 요인이란 진단이다.

 

나정환 연구원은 "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정책 모멘텀도 주가에 호재이지만, 주가 상승이 이어지는 이유는 증시 대기자금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도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예탁금 65조원이 대기하고 있고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원본설정액이 크게 증가하는 등 증시 대기자금이 풍부하다는 판단이다.

 

정책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는 업종과 종목으로 자금 유입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관심 업종으로 상법개정안(중소형 지주, 증권), AI(AI 소프트웨어, HBM 관련 IT장비), 화장품, 제약/바이오, 유통을 꼽았다.

 

◇ 개인 매수세 풍부, 해외 증시 자금 유입될까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대기 자금은 크게 쌓여있는 상황으로 구심점만 만들어진다면 자금 유입과 밸류에이션 슈팅이 함께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계의 지출은 소득보다 적어 순저축액이 급증하고 있고, 팬데믹 이후 초과 저축은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100조 원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세부적으로는 주식과 펀드도 많이 늘었지만 현금과 예금의 증가도 크게 나타났다.

 

가계에 쌓여있는 유휴 자금이 부동산과 가상자산에 쏠리지 않고 국내 증시로 들어올 환경만 이어진다면 개인 수급은 폭발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예탁결제원에 쌓여있는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250억 달러가 넘는다. 원화로 환산하면 200조 원 전후로 해당자금이 일부만 국내로 돌아오더라도 업사이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준기 연구원은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여부는 한국과 미국간의 시장 수익률 차이에 결정되지 않으며, 환율 변동은 메인 변수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출처=SK증권)


또한 전체 자금 중 단순히 미국시장 전체에 대해 투자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와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루는 고위험, 고수익,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두 요소 모두 현재 기준으로 국내에서 완전한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아웃퍼폼 한다고 해서 미국으로 유출되었던 투자 자금이 단기간내 대거 복귀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개인이 고변동성을 감수하고 환리스크를 안고, 세금을 낼 각오까지 하면서 미국증시에 투자하는 근본적 이유는 결국 더 높은 투자 수익률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 것으로 국내주식도 동등하거니 비슷한 조건만 잘 갖추어진다면 해외주식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장기적으로 국내증시가 그동안 잃어왔던 신뢰도를 점차 회복함과 동시에 다양한 투자 옵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변화한다면 최근 트렌드는 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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