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SK의 미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C, 동반 급등…최악 지났나

"3월 IRA 세부 시행령 확정되면 2차전지주 상승 시동" 전망도

김상협

yega@alphabiz.co.kr | 2023-02-07 14:50:14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 = 연합뉴스)

 

[알파경제=김상협 기자]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면서 2차 전지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안 부진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C가 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동반 급등하며 SK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사진 = 연합뉴스)


◇ SK아이이테크놀로지, 올해 흑자전환 기대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36%오른 7만38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9.15% 오른 7만87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해 68.45% 급락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오르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날 급등은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는 분석때문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774억 원, 영업적자는 적자 지속한 10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적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리막 영업적자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됐다"며 "주요 고객사인 SK온향 분리막 판매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분리막 사업의 영업흑자 전환 시기를 올해 2~3분기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가동률의 전분기대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분리막의 수익성 개선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실적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연중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분리막 흑자 전환 시기는 판가의 큰 하락이 없다면 달성 가능한 수준이지만, 보수적으로 4분기 흑자 전환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영업흑자 구간에 진입한 뒤, 하반기 큰 폭의 이익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오는 3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구체화된 이후, 북미 투자 계획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3월 발표될 IRA 세부 규정 확인을 통한 분리막 제조세액공제 적용 여부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짚었다.

다만, 향후 기존 라인 가동률 추이와 신규 고객사 확보 여부는 중요할 전망이다. 분리막 사업은 높은 설비 투자비로 고정비 부담이 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가동률 상승이 필수기 때문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제품 시장 진입을 통한 고객사 다변화로 가동률을 끌어올릴 경우 손익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실한 수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규 라인을 예정대로 연내 추가로 가동할 경우 또 다시 고정비 부담이 높아져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SKC 2차전지 사업 (사진 = SKC)


◇ SKC, 실적 부진에도 주가 반등 성공…하반기 이후 기대

 

SKC는 같은 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세로 시작했다. 그러나 전 거래일 대비 1.14% 내린 9만5100원에 장을 출발한 뒤, 장중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 5.20% 오른 10만1200원까지 급등했다.

장 초반 주가가 약세를 보인 이유는 증권가에서 실적 부진을 들어 SKC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SK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637억 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243억 원을 기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음극재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가 지연됨에 따라 불확실성을 제거하고자 기존 7230억 원으로 반영중이던 영업가치를 제외했고, 올해 추정 순차입금을 기존 2조 원에서 3조2000억 원으로 상향한 영향으로 목표주가를 12만 원으로 하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실적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동박 사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것은 물론, 화학 부문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C는 2월 유럽 2차전지 업체와 5년간의 동박 공급 계약을 확정했고, 미국 전기차 OEM 등과의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규 고객사와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가동을 감안할 경우, 올해 약 6만 톤의 동박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유럽 현지 셀 메이커와 북미 EV OEM과의 신규 공급 계약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다"며 "고객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반한 SKC의 동박 수요 확대와 하반기를 기점으로 한 신공장 가동 효과가 기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연구원은 "하반기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가동으로 물량 증가 예상돼 동시에 전력비 이슈도 최소화할 것"이라며 "화학 업황 개선에 따른 영업흑자 전환이 동반돼 하반기 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박은 말레이 공장 가동으로 향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고객사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점유율(M/S) 확대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또 "화학은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매분기 증익이 기대되며 친환경, 글라스기판, 실리콘 음극재 등 신사업 성과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시내 한 건물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승용차들. (사진 = 연합뉴스)


◇ 테슬라 어닝 서프라이즈에 2차전지주 기대감 'UP'

 

전기차 등 수요 확대에 따라 2차전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지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셀 관련주보다는 양극재, 분리막, 동박 등 배터리 소재 관련주가 상승 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 동안 경기 침체 우려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테슬라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의구심은 기대감으로 바뀌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로 추가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 여부는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라면서도 "최근 자동차 OEM들의 가격 인하로 전기차 판매량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단기 수요 변동성보다는 향후 10년의 먹거리를 결정짓는 2차전지 수주모멘텀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들어 60% 가까이 상승하면서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도 이끌고 있다.

여기다 오는 3월 미국 IRA 세부 시행령이 확정되면 2차전지 관련주는 본격 상승을 시동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해 주가 약세가 고객사 해외 공장 가동률 부진에 따른 적자 지속때문이었다"며 "고객사 해외 공장 수율 정상황에 따른 흑자전환과 미국·유럽 등 핵심지역 증설이 반전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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